내년 지방선거 노른자 '서울시장' 두고 여야 벌써 '고민'
여, 후보군 넘쳐 '고민'…박원순·이재명 여론조사 1·2위
한국당, 경쟁력 후보 없어 '고민'…황교안·나경원·김성태
내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모두 서울시장선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전국 광역단체장 중에서도 노른자위로 불린다. 서울시장은 의결권은 없지만 국무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서울시장의 경우 약 1000만명의 인구를 책임지는 시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포스트 대권주자로 꼽혀, 대권에 꿈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모두 탐내는 자리다.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서울시장에 나서려는 후보군들이 쏟아지고 있다. 후보군이 많다는 것은 경선부터 흥행 요소가 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경쟁이 심화될 경우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민주당에서는 현직 서울시장인 박원순 시장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과 추미애 당 대표, 우상호 전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재선인 박 시장은 3선 도전과 관련해 질문 받자 "남은 1년 동안 제대로 서울시장 일을 하겠다"며 즉답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시장이 치고 나왔다. 이 시장은 전날 성남시청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내년 지선 중 어느 곳에 나설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정해야 한다. 박 시장에 연동되는 사람들이 많고 저도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며 "시간이 좀 있으니까 흐름도 보고 민심도 살펴보고 순리에 따르려고 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서울시장에도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시장은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 나선다. (어느 선거에 도전할지는) 흐름과 순리에 따르되 되도록 빨리하려고 하는데, 올 가을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선장인 추미애 대표도 서울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추 대표는 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으로서는 집권 초반에 지방선거를 이겨야 한다"며 "제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배제한다. 섣불리 내 자리를 박아놓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해 공식적으로 출마설을 부인하거나, 선을 긋지는 않았다. 우상호‧박영선 전 원내대표들도 자천타천 서울시장 후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반면,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뚜렷한 후보군이 없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물난이다. 한국당 7‧3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통령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초‧재선 의원 초청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존 인물 중 서울시장에 나가서 이길 사람은 현재로선 없다고 본다"며 "서울시장을 우리가 탈환하려면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당의 후보군으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나경원 의원, 김성태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프레시안 의뢰로 지난 17일부터 18일 양일간 서울시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에게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황 전 총리가 15.9%의 응답률을 얻어 가장 높았고 나 의원이 11.2%, 김 의원이 4.4%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25.5%를 기록해 1위를, 이재명 시장이 19.0%로 2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남은 1년 동안 흥행에 성공하면서도 갈등 없이 마무리되는 경선이 과제로 남아 있고, 한국당은 서울시장 유력후보 키우기가 발등에 불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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