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금융지원제도] '중기 자금지원' 금융중개지원대출 실효성 논란
한은, 총 한도액 25조원 확대 방안 검토
은행들, 프로그램 한도액 조정 요구
전문가들, 한도액 조정 정권 코드 맞추기보다 수요조사후 조정 필요 주장
한국은행이 중소기업의 대출 촉진을 목적으로 시중은행에 기준금리보다 낮은 저리로 지원하는 형태의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가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문재인 정부가 중기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은에서는 최근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한은이 정해놓은 25조 한도내에서 은행들이 사용하는 금액의 한도가 이에 한참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이 실제 수요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한도만 늘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 규모는 17조2400억원으로 총 한도인 25조원보다 무려 7조7600억원의 한도가 남는다. 지난해 5월 기준(16조800억원) 보다 1조1600억원 정도가 늘었지만 작년말 기준(17조3300억원)보다는 오히려 900억원이 줄었다.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 한도액을 기존 20조원에서 지난 5월 5조원 증액한 25조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금융중개지원대출 규모는 작년말을 기점으로 오히려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이는 철저한 리스크관리에 나선 시중은행들이 충당금을 비교적 많이 쌓게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는 한은이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은행들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기준금리 1.25%보다 낮은 0.5%에서 0.75%가 적용된다.
현재 한은 총재가 프로그램별 한도 범위내에서 매월 각 은행별로 프로그램별 한도를 배정하고,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 및 경제동향이나 중소기업 자금사정 등을 고려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 한도와 프로그램별 한도 등을 수시로 조정한다.
현재 프로그램별로 한은에서 정해놓은 한도액은 무역금융 4조5000억원, 영세자영업자 5000억원, 창업지원 6조원, 설비투자지원 8조원, 지방중소기업 5조9000억원, 유보한도 1000억원을 포함해 총 25조원 규모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한은이 프로그램별로 정해놓은 한도액 규모가 실제 은행들의 수요와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한도에 비해 한도소진율이 적기 때문에 프로그램별로 자금수요가 많은 곳에 한도를 늘려달라는 건의를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측에 지속적으로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로그램별로 자금수요 빈도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자금 한도를 조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무역금융의 경우 활용빈도가 낮고 한도 역시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수출경기에 영향이 큰 제조업 활성화가 경기회복의 열쇠를 쥔만큼 제조업에 대한 설비투자 지원 한도액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한다는 주장이다.
이 가운데 프로그램별 대출잔액 실적은 지난 5월말 기준으로 무역금융이 1조64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7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영세자영업자는 같은기간보다 200억원이 줄어든 400억원을 기록했다. 창업지원 역시 작년보다 3200억원이 줄어든 2조4600억원을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1년새 무려 1조4300억원이나 늘었다. 다만 지방중소기업은 한도범위인 5조9000억원에서 변화가 없었다.
그런중에 한은에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적으로 대출한도 증액과 대출방식도 일부 손질하는 등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은에서 대출한도를 늘린다고 해도 집행유인이 없으면 한도를 늘려봐야 소용이 없다"며 "은행들과의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서 정책이 결정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프로그램 한도액을 수요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출한도액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프로그램별로 한도액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반에는 제조업위주의 지원 비중이 높다가 지난 박근혜정권때 창조금융을 강조하면서 창업지원 비중을 크게 늘렸다"며 "프로그램별 대출한도액을 정권의 코드에 맞추기보다 실제 수요에 맞춰 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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