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임기내 금리인상 가능할까
취임 초기 매파적 성향에서 세월호·메르스 사태 겪으면서 보수적 입장 견지
내년 3월말 임기 전 금리 인상 단행 힘들 것이라는 관측 우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말 이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공공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공언한 마당에 한은이 긴축정책을 쓰는 것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정부의 재정정책과 한은의 통화정책이 시너지를 낼려면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할때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뒷받침해줘야하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한은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도 부담이 만만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최근 한국은행의 창립 67주년 기념행사에서 통화정책 완화 조정 필요성을 제기하며 시장에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줬다.
경기회복세의 지속을 전제조건으로 달았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그널을 시장에 확실히 인식시켰다. 최근 경제지표가 순항을 하고 있고 새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이 본격화되면 한은으로서는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금리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최대한 임기가 끝날때까지 금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금리를 인상할만큼의 완전한 회복세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한은에서도 연내 인상을 하기 힘들 것"이라며 "한은의 존립목적은 통화가치의 안정인데 창립기념행사에서 일정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을 금리인상의 시그널로 단정짓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기상황이 호전되면 이에 맞는 적합한 통화정책을 펴야한다"면서도 한은이 긴축정책 수순으로 가는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다.
일부에서는 이 총재가 임기내내 금리를 단 한번도 올리지 못한 최초의 한은 총재로 기록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3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기계적으로 따라 올리지 않겠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나섰다.
수출호조와 미세하지만 회복세를 띠기 시작한 소비 영향으로 지난 4월 3년만에 전격적으로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했지만 금리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미국 정책금리(연 1.0~1.25%)가 한은의 기준금리(연 1.25%)와 상단과 같아지자 한은 내부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보유자산 축소 발언은 연내 또 한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미간의 금리역전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도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금통통화위원회 본회의 의사록에서도 일부 금통위원들의 통화정책 완화 지속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포착됐다.
그럼에도 한은의 금리인상은 연내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실상 내년 상반기로 넘어가게 되면 1월과 2월에 있을 금통위가 이 총재가 참여하는 마지막 금통위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 금리인상을 위한 논의가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내년 1,2월에 인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 총재는 부임 초기에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매파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등을 겪으면서 총 다섯 차례의 금리를 내린후 1년여간 동결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총재가 2014년 4월 부임할때만 해도 4%대 성장률을 전제로 금리인상 방향성을 밝히는 등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매파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러가지 경기상황이 이를 떠받춰주지 못했다"며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아직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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