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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둘러싸고 재점화된 '유사사학' 논란...역사학계 갈등


입력 2017.06.16 00:01 수정 2017.06.16 06:17        이슬기 기자

도 후보자 '유사사학' 옹호 논란

진짜 핵심은 '정치가 역사에 관여' 우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 과정에서 역사학계가 또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 논란을 계기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학계 내부의 기 싸움도 팽팽해지고 있어서다.

일단 표면적인 논란의 핵심은 도 후보자가 이른바 ‘유사역사학’을 추종하느냐다. 특히 이 문제는 후보자 개인의 자질을 뛰어넘어 주류사학계와 재야사학계 사이의 갈등과 직결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도 후보자 본인은 유사역사학 신봉 의혹을 적극 반박한 바 있다.

주류사학계는 그간 재야사학계로부터 ‘식민사관’에 매몰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사군 한반도설, 임나일본부설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반면 주류학계는 재야사학계가 역사책 '환단고기(학계에서는 위조문서로 보는 것이 통설)'를 옹호하는 등 실증 대신 민족주의 사관에 근거해 한국 고대사를 과장하고 있다며 ‘사이비역사학’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이다.

도 후보자는 현역 의원 시절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재야사학계의 주장에 따라 '동북아역사지도 사업'과 '하버드대 한국고대사 프로젝트(EKP)'를 무산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주류학계에선 도 후보자가 재야사학자들을 국회로 초청하는 등 이들의 입장을 대변했다며 거세게 문제 삼고 있다.

동북아역사지도사업, 한국고대사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한사군(한나라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설치한 행정구역) 중 하나인 낙랑군이 평양 부근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지점이다. 한사군이 한강 이북에 있었다는 설은 중국 '동북공정'을 뒷받침하는 핵심 논리이기도 하다. 재야사학계에선 이러한 견해를 식민사학이라 비판했는데, 동북아특위가 해당 사업들의 타당성을 검토했고, 사업은 결국 중단됐다.

이에 대해 도 후보자는 ‘학문적 논쟁’ 차원이 아닌 ‘국가 예산이 쓰이는 사업의 부실함을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일부 사업은 자신의 특위 합류보다 앞서 이미 폐기됐다며 억울함을 적극 토로했다.

그는 "동북아역사지도사업에 8년 간 44억 원이 들어갔는데, 중국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 왜곡에 충실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고 그것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고대사 프로젝트는 2014년 중반에 폐기됐으나 본인은 같은 해 하반기에 특위에 들어갔다며 "특위 위원이 되기 전에 중단됐기 때문에 알지도 못하고 기억도 안 나는데, 마치 내가 한 것으로 단정하고 낙인찍혀 힘들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보다 핵심이 되는 지점은 정치가 역사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가야사 연구·복원을 직접 지시했다. 대통령이 역사의 특정 시기 연구를 지시한 것은 보편적인 사례는 아니다. 또한 도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동북공정, 독도 침탈에 대비해 우리 역사관이 확고해야 한다”며 “학계의 문제제기는 잘못된 것이며, 만약 청문회 때 이 문제를 질문하면 그대로 내 의견을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학계에선 ‘정치적 판단으로 역사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자유로운 학문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물론 주류·비주류학계 사이의 온도차는 있지만, 정치와 역사가 얽히면 안 된다는 것은 공통된 부분이다.

물론 문 대통령은 그간 소외됐던 가야사 연구를 통해 학문적 발전은 물론, 영·호남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거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다만 무리한 예산할당과 발굴, 복원 등 성과주의로 흐르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 후보자의 발언 역시, 역사관을 확고하게 통일한다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도 후보자는 논란이 거세지자 "정치가 역사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 생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계는 물론 정가에서도 해당 연구를 지원해야 할 정책 최고 담당자로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층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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