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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올킬' 가능할까…소형 SUV 4종 경쟁력 비교해보니


입력 2017.06.14 13:56 수정 2017.06.14 16:05        박영국 기자

디자인·성능 코나, 연비 QM3, 가격 티볼리 우위

국산 소형 SUV 가격 및 주요 제원 비교(사진은 현대차 코나).ⓒ데일리안

현대자동차가 소형 SUV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이 시장을 나눠먹던 완성차 마이너 3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대차는 소형 SUV 코나에 획기적인 디자인과 고성능 파워트레인, 고급 편의·안전사양 등 각종 장점을 부여하면서 이 시장 ‘올킬’을 노리고 있다.

티볼리로 전체 판매의 절반을 채워온 쌍용자동차는 물론, 트랙스·QM3를 각각 월평균 1000대 이상씩 판매해온 한국지엠·르노삼성에게 코나의 등장은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14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이날부터 코나의 사전계약이 시작된다. 차량 출고 및 정식 판매는 이달 말 시작돼 사실상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진다.

현대차가 제시한 코나의 올해 국내 판매목표는 2만6000대로, 남은 6개월간 월평균 4300대씩 팔아야 달성할 수 있다. 내년 연간 판매목표는 4만5000대다.

지난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8만6226대였다. 그 중 절반 이상을 싹쓸이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신모델이 추가될 때마다 소형 SUV 시장도 확대돼 왔다. 코나 출시 이후에도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미 볼륨 차급으로 성장한 시장이 또다시 50% 수준의 고성장을 보이긴 힘들다.

다른 차종과의 판매 간섭 없이 4만5000명의 고객을 추가로 끌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코나와 기존 소형 SUV들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들은 과연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시장 공략, 혹은 수성에 나설까. 소형 SUV 4종의 경쟁력을 비교해 봤다. 비용과 성능의 변수가 되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분리하고,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2륜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했다.

◆디자인 : 신차효과 앞세운 코나 우세
우선 디자인 측면에서 코나는 가산점을 얻는다. 코나의 디자인이 경쟁차들보다 월등하단 얘긴 아니다. 다들 디자인으로는 한 가닥 하는 차종들이고, 디자인 자체가 개인적 취향과 연관된 것이니 객관적 평가는 불가능하다.

다만 코나는 신차라는 이점이 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차종은 심각한 박색(薄色)만 아니면 기본적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이끌어낸다.

체형은 같은 차급에 속한 만큼 4종 모두 비슷비슷하지만 미세하게 차이가 있다. 일단 코나는 전폭이 가장 넓은 대신 전고가 낮다. 안정적이고 날렵한 느낌을 살린 전형적인 도심형 디자인이다.

반대로 트랙스는 가장 좁은 전폭과 가장 높은 전고를 갖고 있다. 작은 차에 맞게 비율을 조절한 게 아니라 큰 차를 비율 그대로 줄여놓은 듯한 ‘미니어처’의 느낌이다.

QM3는 가장 짧은 전장에도 불구하고 가장 긴 축거(휠베이스)를 갖췄다.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앞뒤 오버행이 짧은, 경차와 같은 극단적으로 실용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티볼리는 전장과 전폭, 전고, 축거 모두 중간 수준이지만 경쟁차들과는 달리 차체 기본 틀을 깎아내 곡선을 과도하게 가미하지 않은 전형적인 투 박스(2Box)형태라 실내 공간 활용도가 좋아 보인다.

티볼리의 롱바디(장축) 모델인 티볼리 에어는 전장이 경쟁차들 대비 월등히 길지만 실질적으로 준중형 SUV와 경쟁하는 모델이니 이번 비교에서는 제외한다.

쉐보레 트랙스.ⓒ한국지엠

◆동력성능 : 가솔린 코나 우세, 디젤 트랙스 우세
달리기 성능은 코나가 우세하다. 특히 가솔린 모델은 상위 차급인 투싼과 동일한 1.6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DCT(듀얼클러치변속기)를 얹어 경쟁차들을 압도한다.

코나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27.0kg·m다. 이에 비하면 1.6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티볼리(124마력, 16.0kg·m)의 동력성능은 허약해보일 정도다. 1.4 터보엔진을 얹은 트랙스(140마력, 20.4kg·m)도 배기량의 한계를 극복하긴 힘들어 보인다. QM3는 가솔린 모델이 없다.

디젤 모델은 코나와 트랙스가 박빙이다. 최고출력은 코나(136마력), 최대토크는 트랙스(32.8kg·m)가 가장 높다. 토크를 중시하는 디젤차 오너의 특성을 감안하면 트랙스가 더 우세하다고 볼 수 있겠다. 티볼리는 같은 배기량의 1.6 디젤 엔진을 달고도 이들 두 차종보다 떨어지는 달리기 성능(113마력)을 보인다.

1.5 디젤 엔진을 장착한 QM3는 연비에 ‘몰빵’을 한 나머지 동력성능에서는 내세울 게 없다. 최고출력은 90마력, 최대토크는 22.4kg·m으로 경쟁차들보다 한참 뒤쳐진다.

◆연비 : 가솔린 코나 우세, 디젤 QM3 우세
연비는 가솔린 모델에서는 코나가 우위다. 아직 정식 인증을 받진 못했으나 잠정 연비가 복합 12.8km/ℓ다. 티볼리는 같은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을 달고도 터보엔진보다 못한 11.4km/ℓ의 연비를 낸다. 같은 배기량이라면 터보엔진의 연비가 더 불리하다는 상식을 뒤집는 대목이다.

티볼리는 1.4ℓ배기량의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으로 티볼리보다 높은 출력을 내면서도 연료 소모를 더 줄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1.6ℓ짜리 터보 엔진으로도 더 높은 연비를 내는 코나의 등장으로 다운사이징의 의미가 퇴색됐다.

디젤 모델끼리 비교하면 단연 ‘연비깡패’ QM3가 17.7km/ℓ로 월등하다(출력을 포기한 보람이 여기서 나타난다). 코나의 비공식 연비는 16.8km/ℓ로 1.6ℓ 배기량 중에서는 가장 높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티볼리는 14.7km/ℓ, 트랙스는 14.6km/ℓ다.

QM3.ⓒ르노삼성자동차

◆가격 : 100만원 내 박빙 속 티볼리 우세
가격은 현대차가 기존 경쟁모델들을 참고(혹은 의식)한 기색이 역력하다. 코나 가솔린 모델의 경우 자동변속기 장착 2륜구동 모델 시작가격을 1800만원대로 책정했다. 확정가격은 아니지만 기본트림 가격을 1895만~1925만원 사이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1800만원대’의 상징적 의미를 감안하면 1900만원을 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가격깡패’ 티볼리(1811만원)나 트랙스(1855만원)보다는 비싸지만 100만원 이내의 차이라면 가격 저항이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 역시 코나가 2710만원으로 경쟁차들보다 월등히 높다. 티볼리 가솔린 2륜구동 모델 최고가는 2221만원, 트랙스는 2416만원이다. 다만 코나의 경우 튜닝 브랜드인 튜익스 적용 모델을 포함한 가격으로, 이를 제외하면 최고가 모델 가격이 2425만~2455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디젤 모델 역시 시작 가격은 세 차종이 2000만원대 초반으로 비슷하다. 티볼리가 2060만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트랙스도 2095만원이다. 코나 디젤 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195만원씩 비싸다. 대략 2090만원 수준에서 시작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QM3의 경우 시작 가격이 2220만원으로 경쟁차들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지만 그동안 유럽산 수입차 프리미엄으로 이 정도는 인정받아왔다.

대신 QM3는 트림별 가격차가 크지 않아 상위 트림으로 올라갈수록 가격 경쟁력이 높다. 최고가 모델이 2495만원으로 티볼리(2346만원) 다음으로 저렴하다. 트랙스는 최고가 모델이 2606만원, 코나는 2905만원(트윅스 제외시 2620만~2650만원)이다.

참고로, 코나와 QM3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없고, 티볼리와 트랙스는 수동변속기 모델을 운영한다. 수동변속기 모델은 자동변속기 모델 대비 각 트림별로 160만원 저렴하다. 티볼리는 4륜구동 모델도 갖추고 있으며 2륜구동모델과 가격차는 180만원이다. 코나 역시 4륜구동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정식 판매 개시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티볼리.ⓒ쌍용자동차

◆총평 : 코나 경쟁력 뛰어나지만...
확실히 코나는 가장 늦게 시장에 진입한 차종인 만큼 기존 경쟁차들보다 뭐 하나씩이라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컴바이너 형태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기존 소형차에서는 엄두도 못 내던 고급 사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현대차 특유의 ‘옵션 놀이’도 여전하다.

다만 소형 SUV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인 가격 측면에서는 여전히 티볼리가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고, 트랙스는 작더라도 볼드한 정통 SUV의 느낌을 살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고정팬으로 거느리고 있다. 소형차 디자인으로 정평이 난 르노 스페인공장 태생의 QM3도 이국적인 매력과 뛰어난 연비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지각생 코나의 국내 소형 SUV 시장 연착륙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기존 경쟁차들도 생존에 충분한 가치와 경쟁력을 지녔다는 것 역시 분명해 보인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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