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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상표권' 벼랑 끝 협상전...시간은 누구 편?


입력 2017.06.12 11:28 수정 2017.06.12 11:32        이광영 기자

채권단, 12일 주주협의회서 추가 협상 등 대책 마련

박삼구, 매각방해 소지 최소화…우선매수권 부활 가능성 ↑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연합뉴스

채권단, 12일 주주협의회서 추가 협상 등 대책 마련
박삼구, 매각방해 소지 최소화…우선매수권 부활 가능성 ↑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조건을 수정 제안한 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각작업은 또 다시 진통을 겪을 분위기다.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이르면 12일 오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박 회장 측 조건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다. 채권단은 이날 오후 주주협의회를 열어 양측 의견에 대한 대응 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다.

더블스타는 박 회장 측이 제안한 상표권 사용 조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권 사용요율 등이 과하다며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통보할 방침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9일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금호타이어 상표권 관련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을 조건으로 최종안을 결의하고 산은에 회신했다.

금호타이어가 그동안 연간 매출액의 0.2%, 약 60억원을 상표권 사용료로 금호산업에 지급한 것을 대입하면 더블스타가 금호산업에 지불해야할 상표권료는 연간 약 150억원, 사용기간 20년 동안 3000억원가량에 달한다. 더블스타가 기존 제시했던 20년 기준 상표권 사용료에 1800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 셈이다.

산은과 더블스타의 매각협상 최종 종결 시한은 오는 9월 23일로 100일 남짓 남았다. 협상 속도가 더딜 것을 감안하면 촉박한 시한이다.

더블스타와 산은 측은 해지를 불가한 ‘20년 의무사용’ 조건과 계열사 사용 요율 대비 2.5배의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 수준’이 아니라는 구체적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금호그룹 측은 수정된 사용요율은 해외법인과 주요 계열사 대비 적정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과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현재 중국을 포함한 해외법인 매출액의 1%를 상표권 사용료로 지불하고 있다. 주요 경쟁사도 국내 계열사 0.4%, 해외 자회사 1%의 상표권 요율을 유지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지난 9일 제안은 채권단의 요구에 최대한 협조한 사용조건”이라며 “공식적으로 추가 협상이 제안되지 않았고 조정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산은은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경우 이를 매각 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박 회장에게 부실 경영에 따른 책임을 강력하게 묻기로 의견을 모았다. 채권단과 박 회장간 맺은 약정서에도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방해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하지만 그동안 상표권 사용 허용 불가 입장을 밝혀온 박 회장이 더블스타가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수정 제안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이번 행보로 매각방해 행위로 간주될 소지가 최소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표권 사용료 협상에 대한 의지보다는 매각방해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산은은 12일 오후 주주협의회에서 상표권 추가 협상 여부 외에도 1조3000억원 규모의 금호타이어 대출채권 만기 3개월 연장 안건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만기를 거래 종결 시한인 9월 23일까지로 유예하는 안건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내달 15일로 잡은 결의 일정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1조3000억원 외에도 향후 만기될 9000억원 등 산은·우리은행 등 8개 채권은행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대출채권은 모두 2조2000억원 규모다. 상환에 부담이 있는 더블스타는 산은에 금호타이어 인수 후 ‘5년 채무상환 유예’를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약 34%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은 2년 이상 상환을 미뤄주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가 2조원이 넘는 채무를 2년 내 갚는 조건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희박해 채권단이 풀어야할 숙제는 산적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표권 협상 외에도 채권 만기 연장, 방산부문 인수 승인, 기술 유출 등 여론악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금호타이어 매각이 기한 내 이뤄지기 버거운 상황”이라며 “매각이 무산될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부활 또는 박탈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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