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 홍준표 복귀로 정국 지형 바뀌나
대선 패배후 23일만에 귀국…7월 3일 당권도전 유력
정계개편 바람 다시 불 듯…'친박계' 대립 극복 과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2위로 낙선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전 대선후보가 대선 패배후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23일만에 귀국했다.
홍 전 후보는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마중을 나온 지지자 등을 향해 홍 전 후보는 "지난 번에 제가 부족한 탓에 여러분의 뜻을 받들지 못해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짧게 귀국 인사를 전했다.
대선 패배후 23일만에 귀국, 홍준표 "자유대한민국 가치 지키는 데 함께 갈 것"
이어 "저나 자유한국당이 잘못을 한 바람에 대선에 패배를 했다"며 "그래서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가도록 하겠다.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후 홍 전 지사는 취재진과의 별다른 질의응답 없이 차에 올랐다.
많은 얘기를 전하지는 못한 자리였지만 홍 전 후보의 귀국 모습을 통해 정치권도 그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당장, 홍 전 후보의 소속당인 한국당은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권을 향한 물밑 싸움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후보가 귀국하는 자리에서 당권 도전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사실상 '귀국 자체가 당권을 목표로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 구도는 홍 전 후보와 조직력을 갖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대결로 모아지고 있다. 홍 전 후보의 당권 도전을 가늠케 하는 것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에도 정치현안에 대해 페이스북 등을 통한 'SNS 정치'를 펼쳤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들은 '백의종군'을 택했지만 홍 전 후보는 정치 현안과 당내 쟁점에 대해 연일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홍 전 후보의 강점으로는 당권도전을 하는 데 있어서 현재까지 강력한 대항마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지난 대선 과정에서 홍 전 후보가 등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지지율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당이 홍 전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서 24%에 이르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나름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은 점도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당내 지지세력이 취약하다는 점은 극복과제다. 아울러 홍 전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막말' 이미지를 어떻게 털어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의 위상과 정부, 여당을 상대할 때의 '대외신뢰도' 등에 있어서 불안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홍 전 후보를 견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외부적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홍 전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것이 당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때 '양박(양아치 친박)' 발언 등으로 친박에 거부감을 보였던 홍 전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는 일시적으로 화해의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 대선을 치른 이후엔 '바퀴벌레' 같은 표현을 쓰며 날선 표현을 마다하지 않았다.
7월 3일 당권도전 유력…'친박계' 대립 극복 과제·정계개편 바람 다시 불 듯
친박계 일각에선 홍 전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다시 한번 '인적청산'을 들먹이며 '친박계'에 대한 박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당내 초선, 재선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홍 전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게 여기는 상황이다. 9년 만에 야당의 지위에 내려선 만큼 새로운 당대표는 대여 강경모드를 비롯해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만큼 그에 부합되는 인물로 홍 전 후보에 대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집권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홍 전 후보를 야권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대화상대로 꼽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아직까지는 여야간 대립이 심하지 않다. 서로 대화로 풀어갈 수 있다고 여기고 있기도 하다"면서 "홍 전 후보가 같은 경우는 자칫 '막무가내' 또는 지나친 강경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에 당에서도 예의주시하며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당장 문재인 정부는 앞선 정부들의 핵심정책들에 대해 강한 비판과 함께 수정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도 비판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정책추진의 열쇠는 여전히 정부-여당이 쥐고 있어 야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홍 전 후보가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면서 강한 '야성'을 발휘할 경우 정국 지형도 소용돌이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한동안 잠잠하던 야당간 '통합-재편' 등에 대한 논의도 다시 점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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