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수요 증가에…사상 최대 국제 금괴 밀수조직 덜미

관세청, 인천공항 통해 금괴 2348kg 밀수출입한 조직원 51명 적발

항문 속에 은닉해 세관 검사 피해...국내 적발 건수로 사상 최대 규모

금괴 밀수입 수법 및 이동경로 ⓒ관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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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통해 시가 1100억원이 넘는 금괴를 국내로 들여오던 국제 밀수조직이 세관당국에 검거됐다. 현재까지 적발된 밀수량 중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사건에서 조직원들은 금괴를 항문에 숨기는 등의 교묘한 방식으로 세관의 눈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2달여 동안 금괴 밀수조직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금괴 2348kg을 밀수출입한 4개 밀수조직 소속 조직원 51명을 검거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주요 조직원 6명은 관세법 위반으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지난 달까지 약 2년 간에 걸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과 일본을 드나들면서 일반 여행객을 가장해 금괴 밀수출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우선 금괴를 인체 삽입이 용이하도록 작고 둥근 깍두기 형태로 특수 제작한 뒤 회당 5~6개씩 항문에 은닉하는 수법을 사용해했다. 항문 깊숙히 은닉 시 금괴가 문형금속탐지기에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국내로 밀반입된 금괴 중 일부는 이와 동일한 방식을 거쳐 국내에서 또다시 일본으로 밀수출되는 등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에 걸친 조직적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범행에 투입된 금괴 운반책들은 총책으로부터 1회 당 금괴 운반비 명목으로 30만원에서 4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왕복 항공운임과 숙박비, 식비 등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관의 미행과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천공항 도착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개별 이동하고, 추후 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에 집결하는 방식으로 금괴를 적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당국은 이같은 역대 최대 규모의 금괴 밀수출 범죄가 최근 브렉시트와 미 대외경제정책의 변화에 따른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에 대한 국내 수요 급증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본의 소비세 인상과 한·일 간 시세 변화에 따른 차익 등으로 일본 내 밀수에 대한 기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관세청은 시간이 지날수록 은밀하고 교묘해지는 금괴 밀수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수사반을 운영하는 한편, 우범자 추적과 CCTV 영상 분석, 계좌추적 등을 총동원해 지속적인 조직밀수 단속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