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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타트' SKB 정규직 전환... IT업계 ‘당혹감 속 촉각’


입력 2017.05.22 15:33 수정 2017.05.22 15:43        이호연 기자

LGU+, CJ헬로비전 등 통신업계 긴장 속 주시

“고용 안정” vs “정치적 목적...협력사 직원 빼가기”

지난 2015년 2월 24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고공 농성 중이던 LGU+와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인터넷-IPTV 설치기사가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 및 인터넷TV(IPTV) 5200여명의 설치기사를 자회사 정규직원으로 채용한다고 밝힌 가운데, 관련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 문제는 이전부터 본사와 갈등을 빚어온 민감한 이슈이다.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고용 전환 문제가 급속도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22일 방송 통신 업계는 SK브로드밴드의 103개사 협력업체 직원 정규직화를 두고 각별히 주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근로환경 개선과 서비스 품질 제공, 홈 기업서비스센터 경영난 해결 등을 위해 오는 6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만들고, 2018년 7월까지 5189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했다.

협력업체에 소속되어 있는 설치 기사를 자회사를 만들어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KT의 경우 자회사 KTS에서 모든 설치기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한 바 있다.

다만 SK브로드밴드가 정규직 전환 발표를 한 시점이 의미심장하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정규직 고용 정책 부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정치적인 사항과 별개”라고 일축했지만, 이동통신은 물론 IT 업계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설치기사들이 SK브로드밴드 기사들과 함께 정규직 채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러 번 개최한 바 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협력사 72곳에서 2500여명의 설치기사가 근무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기존부터 AS 및 설치기사들의 협력사 정규직 전환 문제는 논의중이었다”며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 정규직 채용으로 결론 낸 듯 한데, 당장 답변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상황을 좀 더 봐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위탁구조를 하고 있는 케이블 업계도 이번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측은 “당장 뭐라고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티브로드와 현대 HCN 등의 업체도 비슷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회사마다 사업환경이 달라서 확답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다만, 당사는 지난해 협력사 3곳의 102명 설치기사들이 계약이 만료되자 고객센터 정규직으로 채용한 바는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본사의 직접적인 정규직 채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용 안정에 대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기업이 나서서 현재 협력사 소속으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빼간다면 이는 골목상권 침해 아니냐”며 "본사(원청업체)는 협력사가 원활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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