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보다 대구서 더 환영받은 안철수, 득일까 실일까?
안철수 첫 지방유세, '동서횡단' 현장을 살펴보니…
고정 지지층 없는 불안함 vs 동서 모두 지지받는 확장성
안철수의 첫 공식 지방유세, '동서횡단' 살펴보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시작 후 첫 지방일정으로 호남과 영남을 아우르는 1박 2일 간의 '동서횡단' 유세를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유세를 통해 안 후보 지지층의 취약점과 딜레마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텃밭'인 호남보다 '불모지'였던 영남에서 더 환영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안 후보는 첫 지방일정으로 텃밭인 '호남'을 택했다. 광화문에서 출근길 유세 후 오후에는 악천후 속에서도 전주 두 곳, 광주 두 곳을 도는 제법 팍팍한 일정이었다. 광주에서는 금남로 유세에 앞서 양동시장을 찾았다. 통닭으로 유명한 양동시장은 전라남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다.
안 후보는 양동시장에서 시장 상인들의 환대를 받기는 했지만, 지난해 총선 때 대인시장에서 경험했던 폭발적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지원유세 차 대인시장을 찾았을 때는 걸음을 내딛기 힘들 정도로 지지자들이 몰리는 '팬덤'을 보였다. 이날 시장 좌판이 뒤집히거나 시장 근처 도로가 점거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었고 당시 한 시장 상인은 "마치 김대중 선생님이 생전에 돌아다니시던 것 같다"며 기자에게 혀를 내둘렀었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는 다음날 방문한 대구에서 나타났다. 야당에게 불모지인 TK지역에서 안철수 후보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날 오후 대구 정치 1번지인 서문시장을 방문한 안 후보는 시장내 왕복 2차선 도로를 메울 정도로 모인 인파에 둘러쌓여 이 지역을 '텃밭'으로 하는 후보들 못잖은 환영을 받았다. 누군가가 '존경하는 안철수 후보님 실물 한 번 뵀으니 이제 저는 지금 죽어도 아무 여한 없습니다'라고 쓴 종이를 들고 차량을 타고 떠나는 안 후보를 배웅했다.
이와 관련 한 정치평론가는 "어느 지역이든 환영 받았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미지상으로 '본거지'의 지지가 시들한 반면 '적지'의 지지가 폭발적이었다는 점은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고정 지지층 없는 불안함 vs 동서 모두 지지받는 확장성
지지층의 지지 이유인 '명분'이 '문재인 공포증'에 기인한다는 점도 이번 지방 유세를 통해 드러난 안 후보의 취약점으로 지목됐다. 안 후보는 1박 2일 동안 광주와 대구, 두 곳의 정치 1번지인 금남로와 동성로를 모두 방문했다. 두 곳 모두 400여 명의 인파가 모여 안 후보의 연설을 지켜봤지만, 두 도시의 시민들 모두 연설 중 지역적인 부분('호남차별론', '문재인공포증', '안보론'에서 환호를 보냈을 뿐 대체로 팔짱을 끼고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론가는 이와 관련 "두 지역 유권자가 공유하고 있는 감정, '문재인 공포증'에 어필해 지지를 얻었지만 '누구에 대한 반감'에 의한 지지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엔 반기문을 통해 '반문'이, 다음엔 안희정을 통해, 이제는 안철수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며 "안철수 이후에 다른 누구로 옮겨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주보다 대구에서 환영받은 것이 안철수 후보에게 실보다는 득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가 오히려 지역을 뛰어넘는 확장성을 보여줬다는 긍정 해석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호남은 항상 될 사람, 확장성을 보이는 사람을 찍어줬다"며 "안 후보가 대구에서 환영받은 것은 호남에게 그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가 통합과 반패권을 강조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후보라는 점을 보여준 지방일정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그는 "문재인 후보의 최근 연설이 '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영남에서 지지 받으니 적폐 세력이라는 구시대적 논리는 이미 힘을 잃었다. 차라리 '영남에서도 지지를 받는 안철수'라는 시각이 옳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발표된 데일리안-알앤써치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달리던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뒤를 쫓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다. 문 후보가 전주에 비해 3.7%p 상승한 반면 안 후보가 5.7%p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주 두 후보간 격차는 14.7%p 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