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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도 짙은 에너지 피했다" 순화된 '미친키스'


입력 2017.04.19 08:55 수정 2017.04.19 08:55        이한철 기자

조광화 연출 20주년 기념공연 두 번째

'허무함·외로움' 현대인의 감정 세밀한 포착

연극 '미친키스' 공연 사진. ⓒ 프로스랩

"에너지는 빼고 이미지와 분위기와 스타일에 중점을 뒀다."

조광화 연출이 10년 만에 무대에 올린 연극 '미친키스'의 변화에 대해 "내가 청년인 시절엔 지독하고 격한 사랑을 담은 드라마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농도 짙은 에너지를 오히려 피하는 시대"라며 이 같이 말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극장에서 열린 연극 '미친키스' 프레스콜에 참석한 조광화 연출은 앞서 무대에 올린 '남자충동'을 거론하며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다. 몇 년 새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뀌어서 젠더, 혐오, 폭력 문제 등에 예민해졌다"며 "두 작품 모두 순화하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1998년 초연의 막을 올린 '미친키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그 때문에 관계에 집착하는,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허무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특히 조광화 연출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미친키스'의 장정은 외롭고 쓸쓸하며 그에 따라 삶에 대한 열정이 적어 보인다. 그의 마음속은 사랑하는 여인 신희와 소중한 여동생 은정으로 가득 차있다. 그녀들에게 기대어 안식을 찾고 또 그녀들의 안식처가 되길 희망하는 장정은 그녀들과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하자 상실감에 몸부림치며 자신을 놓아버리기 시작한다.

집착과 상실 그에 따른 허무함과 무력함을 탈피하려고 몸부림치는 장정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각자 내면의 가장 외롭고 쓸쓸한 모습을 보게 된다.

연극 '미친키스' 공연 사진. ⓒ 프로스랩

연극 '미친키스' 공연 사진. ⓒ 프로스랩

'미친키스'는 인물들의 내밀한 심리를 그려내기 위해 몸짓과 안무를 적절히 이용하는데,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허무함과 고독함이라는 심리를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배우들은 연기하는 내내 맨발로 열연을 펼친다.

조광화 연출은 "'미친키스'는 예민한 작품이어서 배우들의 감성이 덜 차오를 때와 예민해 질때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매 순간 감각을 항상 살리는 방법이 없을까 했는데 맨발이 방법이 될 것 같았다. 맨발이 되는 순간 몸의 감각이 살아나면서 예민해진다"고 설명했다.

허무함과 무력함으로 가득하지만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갖고 있는 장정 역에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강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조동혁과 최근 연륜을 앞서가는 유려한 연기력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상이가 캐스팅됐다. 특히 조동혁은 이 작품으로 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해 기대를 모았다.

연극 '미친키스' 공연 사진. ⓒ 프로스랩

조광화 연출은 "조동혁에게 있는 시간의 힘과 이상이가 지닌 깊은 감성이 마음에 들어 캐스팅했다"며 두 배우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고, 두 배우 또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조광화 연출을 꼽으며 화답했다.

조동혁은 "(조광화 연출과) 7년 만에 불러줘서 고민하지 않고 선택했다"며 "지금도 혼나면서 가르침을 받으며 배우고 있다. 계속 발전해서 좋은 장정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이는 "작품이 말하는 허무함과 외로움에 공감했다. 특히 조광화 연출과 작업을 하고 싶었다"면서 "연극 스타일과 호흡을 맞춰가며 즐겁게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 중 장정과 얽히게 되는 두 여인 영애와 신희 역할에는 10​년 전 공연에도 출연했던 베테랑 정수영(영애)과 전경수(신희)가 합류해 더욱 깊어진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김로사(영애)와 김두희(신희)가 보여줄 새로운 영애와 신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친키스'는 조광화 연출데뷔 20주년 기념공연시리즈 '조광화展'의 두 번째 작품이다. 다음달 21일까지 대학로 TOM극장 1관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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