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업정서 없다"더니...하루만에 실체 드러낸 안철수
11일 중기중앙회 강연서 “공정위 역할강화…기업 분할 권한 줘야”주장
경제계 "미국 AT&T ‘산산조각’ 낸 예시 들며 대기업 견제" 우려
11일 중기중앙회 강연서 “공정위 역할강화…기업 분할 권한 줘야” 주장
경제계 "미국 AT&T ‘산산조각’ 낸 예시 들며 대기업 견제" 우려
“공정거래위원회가 20년 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기업결합승인 심사 권한뿐만 아니라 기업 독과점으로 폐해가 많을 경우엔 그 기업의 분할 권한도 줘야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중기중앙회 주관으로 열린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 관련 강연회에서 대·중소기업간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권한 및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공정위 권한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미국 AT&T 기업 분할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 통신 독점체제에 놓였던 AT&T를 미국 공정위가 ‘산산조각’ 냈고, 이를 계기로 미국이 통신·인터넷 강국이 됐다”며 “어떤 기업이든 독과점 폐해가 있을 시 공정위가 분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3년인 공정거래위원 임기를 5년으로 늘려 독립성을 강화하고 공정위의 회의록 원본은 모두 공개하도록 해 투명성도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 들어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재차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에 대해 주식처분과 사업양도 등 기업분할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상임위원 숫자도 5명에서 7명으로 늘린다. 상임위원 임기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강연에서 반기업정서에 실체가 없다고 주장한 안 후보가 하루 새 실체를 드러내자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한상의 강연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기업 분할에 초점을 둔 공정위 권한 강화를 이날 강조한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옥죄지 않겠다면서 기업 분할 사례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보면 안 후보가 아직도 반기업·재벌해체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이번 개정안은 안 후보가 19대 국회서 냈던 '계열분리명령제' 대비 다소 약화된 면이 있지만 공정위의 기업 분할 조치 권한 부여는 여전히 위험 부담과 역효과를 초래할 소지가 크다”며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도 아니고 검증받은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실장은 이어 “AT&T 분할은 1984년의 아주 오래된 사례이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실질 사례가 드물다”며 “독과점 문제는 기존의 규제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후보는 전날 서울 세종대로 서울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19대 대선후보 초청 특별강연’에서 “반기업 정서의 실체는 없다. 기업은 국가를 위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 만드는 소중한 존재”라며 “비양심적인 행위로 사익을 추구하는 극소수의 기업인들에 대한 처벌은 강화하되 양심적인 기업인들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해 기업인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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