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슈팅 ‘0개’ 최고의 선수가 차고 있나
중국전 전반 스트라이커 의미 있는 활약 없어
효과적인 전술과 전략, 최선의 자원 활용 절실
한국-중국전 축구 결과는 인정하기 싫은 참사다.
유럽이나 남미의 강호였다면 충격은 덜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홍콩과 2차례 맞붙어 승리를 따내지 못한, 최종예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중국이라 충격은 실로 크다. 더군다나 한국 축구대표팀은 중국에 18승 12무 1패의 압도적 우위로 공한증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던 팀이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3승1무2패를 기록하며 조 3위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반면 중국은 최종예선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내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스트라이커 유효슛 ‘0개’, 득점은 누가 책임지나
참패의 원인은 간단했다. 중국은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지휘 아래 견고한 수비력과 결정력을 뽐냈고,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전술과 전략을 알 수 없는 경기로 패배를 자초했다. 이전부터 지적받던 문제들을 단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고, 후반전 기성용의 중거리 슈팅 2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공격 장면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대표팀의 최전방.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챌린지에서 활약하는 이정협을 선발로 내세웠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이정협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방 압박이 가능하고, 헤딩 능력과 연계 플레이에 장점이 있다. 그러나 스트라이커임에도 득점력이 떨어진다.
이정협은 2017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무대에 도전해서는 30경기 4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K리그 통산 성적을 보더라도 105경기 20골 10도움으로 국가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지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후반전 투입된 김신욱이나 황희찬과 프로 성적만 놓고 비교한다면, 이정협이 선발로 나서는 것에는 많은 의문이 따른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전반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트라이커 이정협은 전반 17분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을 뿐, 이 외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장점으로 평가받는 전방 압박과 연계 플레이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김신욱과 교체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이정협만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후반 투입된 김신욱 역시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은 무작정 김신욱의 머리만을 노리는 부정확한 크로스로 중국 수비진에 편안함을 줬고,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도 답답한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에이스’ 손흥민이 빠진 2선 공격진 역시 너무나도 부실했다. 지동원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후반 29분에는 수비수의 방해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헤딩슛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중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측면에 위치했음에도 크로스 시도가 매우 적었고, 드리블 돌파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구자철은 장시간 비행 탓인지 몸이 무거워 보였다. 빠른 공격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볼을 끌면서 속도를 늦추거나 빼앗기는 장면이 많았다. 침투도 날카롭지 못했고, 패스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그나마 남태희가 과감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이며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공격진의 재편이 매우 시급하다. 그 시작은 스트라이커야 한다. 볼을 빼앗긴 순간부터 시작되는 전방 압박이 현대 축구의 흐름이라지만, 스트라이커가 득점을 책임지는 포지션이란 것은 변하지 않는 축구의 진리다. 우선순위를 따져야 한다면, 대표팀에 필요한 자원은 득점을 책임질 수 있는 스트라이커다.
그다음 측면에 어울리는 선수, 스트라이커를 도울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드의 배치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한국 축구대표팀에 효과적인 전술과 전략이 있는 것인지, 각 포지션에 알맞은 최고의 선수들을 활용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문제가 많다. 기성용 발언대로 이제는 정말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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