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직원들, 살아남은 자는 웃는다
1년 새 1000명 넘게 짐 싸…희망퇴직 삭풍
남은 직원 연봉은 두둑…약육강식 경쟁 계속
국내 보험사에서 1년 새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자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은 직원들의 월급봉투는 두둑해졌다. 보험사들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가면서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약육강식 경쟁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2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공시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3개 보험사의 총 임직원 수는 4만259명으로 전년 말 4만1315명 대비 1056명(2.6%) 감소했다.
아직 관련 공시를 내지 않았거나 임직원 수·연봉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11개 생·손보사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보험사 별로 봐도 직원 수가 줄어든 곳이 16곳으로, 늘어난 곳 7곳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미래에셋생명의 직원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직원 수가 각각 300명 넘게 줄었다.
메리츠화재의 임직원 수는 2161명에서 1792명으로 369명(17.1%) 줄면서, 조사 대상 보험사들 중 감소 인원이 가장 많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2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2015년에도 희망퇴직으로 400여명의 직원이 나간 것까지 고려하면 2년 새 6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미래에셋생명의 임직원 수는 1372명에서 1055명으로 317명(23.1%) 줄었다. 감소율은 조사 대상 보험사들 중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지난해 2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희망퇴직을 통해 300여명의 직원을 떠나보냈다.
이밖에 흥국화재(-161명)와 동부화재(-148명), 삼성생명(-115명) 등도 세 자릿수의 직원 수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직원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한화손해보험으로, 3257명에서 3415명으로 158명(4.9%) 증가했다. 이어 동부생명(28명)과 KB생명(27명), 동양생명(25명) 등의 직원 수가 많이 늘었지만, 그 폭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보험업계를 떠난 이들이 많았지만, 남은 직원들의 연봉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을 이겨낸 직원들에 대해서는 보상을 쥐어준 셈이다.
조사 대상 보험사들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연봉은 7431만원으로 전년(7022만원)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새 직원 연봉이 가장 많이 불어난 곳은 흥국화재였다. 흥국화재의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5300만원으로 전년(4400만원) 대비 20.5% 늘었다. 다만, 이처럼 연봉이 많이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조사 대상 보험사들 중 가장 낮은 액수에 머물렀다.
이어 PCA생명의 직원 평균연봉이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14.3% 늘었다. ING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똑같이 8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12.5%씩 증가했다. 이밖에 하나생명(12.3%)과 동부화재(11.9%), 동부생명(10.5%), KB생명(10.2%) 등이 두 자릿수 대의 연봉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직원 연봉이 쪼그라든 곳은 4개사뿐이었다.
2015년 1억100만원을 기록, 국내 보험사들 중 유일하게 1억원을 넘겼던 삼성생명의 직원 평균연봉은 지난해 9800만원으로 3.0% 줄며 1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그래도 여전히 국내 보험사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액수다. 이밖에 동양생명과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이 각각 1.4%, 1.3%, 1.0%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시장의 정해진 파이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보험업계의 상황 상 경쟁은 계속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실적이 좋지 않으면 떠나야 하고 살아남으면 대우를 받는 적자생존식의 논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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