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감독 바꿨나, 과르디올라 거품론
올 시즌 대대적인 투자 나섰지만 무관 위기
일명 '선수빨' 과르디올라 전술 어디로?
2억 1300만 유로(약 2600억 원)를 퍼부으며 유럽 정복에 나섰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여정은 16강까지였다.
맨시티는 16일(한국시각)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AS 모나코와의 16강 원정 2차전 1-3으로 패하며 탈락이 확정됐다.
앞선 홈 1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었던 맨시티는 1~2차전 합계 6-6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AS 모나코에 8강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전술도, 승리 의지도 보이지 않았던 맨시티다. 1차전 2골의 리드를 지키겠다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에 따라 맨시티는 수비적인 4-5-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유럽 빅리그 클럽 중 올 시즌 최다 득점(84골, 경기당 2.89골)을 기록 중인 모나코의 예봉을 꺾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나코는 1차전에서 3골을 퍼부어 자신들의 공격이 유럽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맨시티는 전반에만 2골을 얻어맞으며 골득실 동률이 되고 말았다. 수비하느라 급급해 전반에 슈팅 한 번 쏘아 올리지 못한 전술상의 문제점도 대두됐다.
결국 후반에 와서야 제대로 된 공격을 시작한 맨시티는 후반 21분 사네의 골이 터지며 1~2차전 합계 6-5로 앞서갔다. 골이 터진 뒤에도 맨시티의 포메이션은 어정쩡했다. 수비 라인은 깊이 내린 반면, 공격진들은 최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느라 중원에서 빈공간이 나타났다.
이를 놓칠 리 없는 AS 모나코는 후반 32분, 프리킥 상황에서 추가골을 넣으며 8강행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피치 위에 서서 격한 몸짓을 선보였지만, 정작 공격 의지가 없어 보이는 선수들을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말았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끈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대신 ‘전술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영입했다.
과르디올라에 대한 시선은 반으로 엇갈렸다. 과거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성공은 분명 뚜렷한 업적이지만 선수들의 이름값에 기댄다는 평가절하도 분명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진흙탕 싸움이 매 시즌 펼쳐지는 EPL에서의 도전은 과르디올라의 축구 철학을 평가받을 시험대임에 분명했다.
구단 측도 역대 최고액인 2억 1300만 유로(약 2600억 원)의 이적자금을 안겨주며 힘을 보탰다. 존 스톤스와 르로이 사네, 가브리엘 제주스, 일카이 귄도간, 놀리토, 클라우디오 브라보 등 새얼굴들이 대거 합류한 맨시티다. 하지만 새로 영입된 선수들 중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인 이들은 전무한 상황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 첫 시즌은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두 첼시에 승점 10점 차로 뒤진 3위라 사실상 우승이 물 건너갔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4강에 진출해있는 FA컵에서 우승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액이 26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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