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도 올해 석유화학업계 호조 지속되나
미국 원유 재고량 증가에 WTI 50달러선 붕괴...영향 '주목'
공급 부족으로 업체들의 마진 폭 증가...올해도 호황 전망
미국 원유 재고량 증가에 WTI 50달러선 붕괴...영향 '주목'
공급 부족으로 업체들의 마진 폭 증가...올해도 호황 전망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호 실적이 기대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정적 영향보다는 오히려 마진 폭 증가로 수익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0.79달러 하락한 배럴달 48.4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50달러선이 붕괴된 이후 추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 두바이유와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도 11일 기준 가격이 51.16달러와 51.37달러로 떨어지면서 50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유가 하락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로 재고량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달 첫째주 미국 내 원유 재고량은 주간 원유 재고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82년 이래 가장 많은 5억2800만배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원유량 재고는 올 들어 3월 첫 주까지 9주간 총 4938만 배럴 증가했다. 이 달 첫 주에만 821만 배럴 늘어나 당초 전망치인 200만 배럴을 4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보통 석유화학업체들은 납사(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석유화학 원료) 가격 하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악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제품 가격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대기 수요가 발생, 구매수요는 줄어들면서 공급과잉으로 재고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원재료 가격 하락이 오히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가 커지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 부족으로 구매 수요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원재료 가격 하락은 업체들의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가 하락도 급락만 아닌, 예측 가능한 범주 내에서만 움직이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별로 살펴봐도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등의 수익이 꾸준한 가운데 폴리염화비닐(PVC)·가성소다·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등도 수급이 타이트해 스프레드가 상승하면서 시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PVC의 경우, 중국의 석탄 규제로 제품 가격 상승 등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등 아시아 지역 내 경쟁국들의 석화제품 공급 축소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은 당국이 수출 쿼터를 전년대비 40%나 축소하며 제품 수출이 대폭 줄었는데 역내 시장 경쟁자들의 물량 감소가 국내 업체들의 물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수익성 상승을 꾀할 수 있는 상황이다.
PVC의 경우, 석탄가격 상승에 따른 중국의 공급 감소와 인도의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부타디엔(BD)과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의 제품들도 역내 공급 감소에 따라 수익성 향상이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한해 국제 유가를 비롯한 석화업계들 둘러싼 사업환경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석화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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