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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금 해제 논의…최태원 넉 달 만에 글로벌 행보 재개하나


입력 2017.03.06 12:40 수정 2017.03.06 12:42        박영국·이호연 기자

출금 해제시 보아오포럼, 중국·중동·동남아 강행군 전망

최태원 SK회장(왼쪽 첫 번째)이 지난해 11월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사빅 본사를 방문, 유세프 알 벤얀 부회장(가운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SK그룹

지난달 말 수사기한이 종료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대기업 총수들의 출국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찰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발이 묶였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20~23일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 방문 이후 3개월여 동안 해외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채 국내에 발이 묶여 있다.

박영수 특검팀이 지난해 12월 중순 공식 수사에 착수한 직후 최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경영복귀 이후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사업현장에 머물며 굵직한 해외사업들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공언할 만큼 글로벌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해 왔다.

실제 최 회장은 출국금지 이전까지 중국과 중동, 유럽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정관계 유력인사 및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나 친분을 다지는 한편, 굵직한 글로벌 파트너링 성과를 가져왔다.

그만큼 SK그룹 내에서는 최 회장의 출국금지 해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검은 지난달 28일 마지막 정례 브리핑에서 “수사를 하려다가 못한 대기업 회장들에 대한 출국금지 문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며 “검찰과 협의해 적절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이 출국금지가 해제될 경우 첫 행선지는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은 SK그룹은 물론 한국 재계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최 회장의 참석이 반드시 필요한 자리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중국의 유력 인사들이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재계를 대표해 우리 기업들의 입장을 전달해줄 거물급 인사의 파견이 시급하다.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주요 30여개국 정부와 기업 리더들이 참석해 친분을 다지는 자리인지라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인사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다면 ‘국격’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수감 중인 상태에서 최 회장마저 발이 묶인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번 보아오포럼에서 우리 기업들은 ‘왕따’ 취급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K그룹 차원에서는 보아오포럼 못지않게 각 계열사별로 해외사업 활로를 뚫어줄 최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 재가동이 시급하다.

SK그룹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도 그렇고 해외에 당장 챙겨야 할 사안들이 많다”면서 “최태원 회장이 출국금지조치를 당하지 않았다면 중국과 중동, 동남아로 네트워크미팅을 수차례 다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중국과 중동 각지에서 정관계, 재계 리더들과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중국 서부 최대 도시인 충칭에서 글로벌 경제고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와 황치판 충칭시장을 이틀간 2~3차례씩 만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빅(SABIC) 부회장과 만나 합작사업인 ‘넥슬렌’의 글로벌 진출 가속화에 대해 논의하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국부펀드 MDP와 석유회사 MP의 CEO들을 만나 협력을 다지는 등 중동 사업도 적극적으로 챙겨왔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최 회장은 공식적인 해외 방문 외에도 계열사의 해외 사업에 차질이 될 만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수시로 당일 혹은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중국 등을 다녀오며 활로를 뚫어주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런 부분이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 이후) 수 개월째 막혀 있으니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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