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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안을 찾아라" 2조7000억달러 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추진


입력 2017.03.03 08:49 수정 2017.03.03 08:50        박영국 기자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개시를 위한 공동선언문 서명

미주 대륙 전역을 연결하는 FTA망 구축 기대

중국의 사드 보복을 계기로 중국에 집중된 무역의존도를 분산시켜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총 2조7000억달러 규모의 남미공동시장 개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이 9년 만에 재개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개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한-아르헨티나 산업협력위원회(제1차)를 개최했다.

메르코수르(MERCOSUR)는 1991년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으로 역내 시장 통합 및 역외 공동관세 부과를 주 내용으로 한다.

주 장관은 지난 2일 메르코수르 의장국인 아르헨티나 수산나 말꼬라 외교부 장관과 금년 상반기 내에 국내절차를 거쳐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하는 공동선언문(Joint Statement)에 서명했다.

이 선언문은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의 예비협의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음을 선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통상 무역협정의 협상개시를 위해서는 사전에 예비협의를 완료해야 하며, 예비협의 완료 후에는 4개국간의 장관급 이사회(CMC)를 소집해 협상개시를 결정하게 된다.

한국은 지난 2004년 메르코수르와의 FTA 타당성 공동연구를 개시해 2007년에 완료한 뒤 주요 계기 때마다 협상 개시의 모멘텀을 조성하려 했으나, 메르코수르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역외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 추진에 소극적이어서 진척을 보지 못해왔다.

이후 2015년 12월 아르헨티나 신정부 출범 등 최근 역내 국가들의 친무역 성향으로의 변화 모멘텀을 살려 지난 지난해 7월 G20, 2017년 1월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아르헨티나 및 브라질과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개시를 지속 설득한 결과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다.

메르코수르는 남미지역 인구의 70%(2억9000만명)와 GDP의 76%(2조7000억달러)를 차지하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유망시장이다.

한국과 메르코수르간 교역은 2011년 208억달러를 피크로 지난해에는 절반(103억달러)으로 급감했으나, 향후 메르코수르 경제가 호전되고 무역협정을 통해 양측간 투자·교역이 활성화되면 규모가 획기적으로 확되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메르코수르가 그간 중남미 지역 외 주요국과의 무역협정 체결 사례가 없어, 경쟁국 대비 우리 기업들의 시장 선점 및 수출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합의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 세계에 자유무역 확산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미주 전역을 연결하는 FTA망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의에 따라 우리나라와 메르코수르는 6월 1차 협상 개최를 목표로 공청회, 국회보고(우리측) 및 회원국 공동위원회 상정(메르코수르측) 등 양측의 자국 내 규정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주 장관은 아르헨티나 생산부 장관과 제1차 산업협력위원회를 개최하고 ‘한-아르헨티나 무역·투자 대화채널 MOU’를 체결했다.

이번 위원회는 지난해 5월 아르헨티나 미체티 부통령 방한시 양국간 고위급 산업협력 채널 구축에 합의함에 따라 개최된 회의로, 향후 연례적으로 양국간 무역, 투자, 인프라, 방산, 수입규제 완화 등 산업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남미 2위의 경제대국인 아르헨티나는 가전제품 등 공산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등 수출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동 위원회를 통해 제조 강국인 우리와 상호보완적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위원회에서 양국 장관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전투기 및 군수지원함 등 방산협력을 촉진키로 합의했다. 특히 아르헨티나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벨그라노 계획’이 구체화되면,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벨그리노 계획은 아르헨티나 마끄리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낙후된 북부 10개주 개발을 통한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등을 진행하는 계획이다.

특히, 주 장관은 현재 입찰계획인 ‘아구아네그라 터널(약 16억달러)’과 ‘부에노스아이레스 교외선 철도차량 교체사업(약 32억달러)’에 우리 기업이 참여해 양국간 협력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주 장관은 아르헨티나의 우리기업에 대한 반덤핑 규제 2건과 관련해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한국산 배에 대한 조속한 수입절차 진행을 당부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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