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변수, SK 지분 매입에 영향 미치나
반도체 지분 매각 4월 이후로 연기...규모 확대 시사
인수제안서 제출한 SK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지 주목
반도체 지분 매각 4월 이후로 연기...규모 확대 시사
인수제안서 제출한 SK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지 주목
도시바가 당초 추진하던 반도체사업 지분 매각를 연기하고 지분 매각 규모 확대를 시사하면서 지분 인수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당초 지분 인수에 나섰던 SK가 경영권을 목표로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16일 외신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원전사업 손실로 경영난에 처한 일본 도시바가 당초 다음달 말로 계획했던 반도체 사업 지분 매각 시점을 4월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또 당초 20% 미만으로 계획했던 매각 지분 규모도 절반 이상 또는 100%로 늘릴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지분 매각 성격이 달라질 전망이다.
도시바는 전날 원자력 발전소 사업에서 손실 처리할 금액이 7125억엔(약7조1000억원)에 이르는 등 당초 예상보다 높게 산정되자 반도체 사업 지분 매각 규모를 절반 이상 또는 100% 모두로 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매각 시점을 연기한 것은 아무리 급해도 알짜사업인 반도체사업을 헐값에 넘길 수 없다는 도시바의 판단이 읽히는 대목이다.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분야의 가치는 2조엔(약 19조9000억원) 규모로 평가된다.
손실규모가 예상보다 커 다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약점을 노리고 인수의향 업체들이 헐값에 인수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당초 채무초과(자본잠식)를 피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당초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지분 19.9%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SK하이닉스를 비롯,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한 미국 웨스턴디지털,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 마이크론테르놀로지, 사모펀드 등 10여곳이 지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의 계획 변경, SK 지분 인수 매력 높아지나
하지만 도시바의 계획 변경으로 이번 지분 매각은 성격이 달라질 전망이다. 시기가 연기된 것은 차치하더라도 지분 규모 증가는 단순 투자 유치에서 경영권 양도로 성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처음 입찰을 시도한 19.9% 지분 매각을 그대로 진행하고 추가 지분 매각을 별도로 진행하는 방안과 아예 지분매각 조건을 바꿔 재입찰을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가 시기를 연기하고 지분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도시바의 계획 변경으로 SK가 지분 인수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수제안서를 내기는 했지만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 것이 사실이다. 지분 19.9%가 경영권을 좌우할 큰 의미가 있는 규모가 아닌데다 도시바가 향후 위협요인이 될 수 있는 반도체업체보다는 재무적투자자(FI)를 보다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바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는 경영권 인수로 성격이 바뀌기 때문에 SK로서도 지분 인수에 대한 매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시바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9.8%(2016년 3분기 기준)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6.6%)에 이은 2위 업체다. SK하이닉스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9.8%의 점유율로 4위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낸드플래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바가 지분 매각 규모를 늘리게 되면 SK로서는 그만큼 더 인수 매력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며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시장의 판을 과점체제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인수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
이에 대해 도시바가 지분 매각 규모를 늘린다고 하더라도 SK가 인수에 적극 뛰어들지는 미지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도시바가 헐값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 도시바가 낸드플래시를 처음 개발한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비중이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는 3D 낸드에서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에서 손익계산서를 철저히 따져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SK가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를 분할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K는 SK텔레콤 인적 분할을 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나누고 현재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가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승격시켜 SK하이닉스의 활용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자회사로 두던 흡수합병이든 회사 규모가 커져 자회사로 승격이 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는 사업적 경쟁력뿐만 아니라 SK의 지배구조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투자에 대한 부담도 증가할 수 있어 인수협상의 가장 큰 결정 요인이 될 가격도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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