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삼성 드림클래스 가보니
`대학전공박람회` 개최...교육 양극화 해소위해 팔 걷고 나서
경제적·지역적 소외된 중학생들에 교과학습·진로체험 기회 제공
“선생님은 처음에 배를 만드는 공부를 하다 약학으로 진로를 바꿨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이거든.”
11일 오후 인천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김태훈 학생(27·남)은 열성적인 설명으로 쉬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학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반쯤 쉬어버린 목이었지만 힘을 잃지 않는 열변에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뜨거운 열정이 돋보였다.
삼성그룹은 지난 11일 인천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드림클래스 겨울캠프 대학전공박람회’를 개최했다. 드림클래스는 학습의지가 높지만 경제적·지역적으로 소외된 중학생들에게 교과학습 및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삼성그룹의 교육지원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은 드림클래스는 2017년 겨울캠프를 열어 전국 각지의 중학생 162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강사(봉사자) 555명, 삼성 관계자 36명이 연세대학교·성균관대학교 등 6개 학교서 오는 25일까지 20박 21일 동안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내 사교육 시장의 확대와 이에 따른 교육격차 및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소외된 학생들도 진로와 꿈을 살피는 기회를 갖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삼성그룹이 팔 걷고 나선 것이다.
드림클래스 겨울캠프 프로그램의 일환인 대학전공박람회는 대학생 강사가 본인의 대학 전공을 박람회 형식으로 소개하고 중학생은 희망하는 전공을 찾아가 해당 전공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열린 진로탐색 프로그램이다.
이번 박람회에는 교육학·전자공학·글로벌경영학·미학 등 총 34개의 다양한 전공 부스가 마련돼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적성과 관심사를 탐구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영하를 넘나드는 차가운 날씨에도 강당은 학생들의 에너지로 훈훈하게 데워졌다. 드림클래스에 참가한 중학생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부스를 방문해 대학생 강사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일부 학생들은 어려운 용어를 되물어가며 전공 탐색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또 다른 학생들은 엉뚱하면서도 난처한 질문으로 대학생 강사들의 진땀을 빼내기도 했다. 유쾌한 이야기가 오고간 듯 때때로 터져나오는 웃음소리는 박람회장의 분위기를 더욱 열띠게 만들었다.
평소 역사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소개한 박세민(가명·16·여) 학생은 “이전에는 막연히 역사를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역사 안에서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번에 사학 부스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은 덕분에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경영학을 듣고온 김민희(가명·15·여) 학생은 “처음에는 특별한 기대 없이 부스에 방문 했지만 막상 설명을 듣다보니 새로운 흥미를 가지게 됐다”며 “장래희망과 진로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공 설명에 나선 대학생 강사들 역시 어린 학생들의 진로와 미래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갖고 철저한 준비 자료와 함께 알기 쉬우면서도 심도깊은 전공 설명을 진행했다.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표수연(23·여) 학생은 “내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을 교육환경에서 소외된 학생들에게도 공유하고 싶었다”며 “일반 공립 학교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교육 방식들을 학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3번째 드림클래스 강사로 나선 서강대학교 프랑스문학과 한영욱 학생은(25·남) “평등한 교육의 제공은 곧 기회평등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개인적으로도 열정을 갖고 드림클래스에 참여해왔다”며 “봉사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도 높아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드림클래스 겨울캠프에 참여한 중학생들은 오는 25일까지 각 학교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영어·수학 과목 집중 수업을 받게 된다. 특히 중학생과 대학생 강사들은 한 반을 이뤄 일방적인 강의 형식이 아닌 참여형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꿈'과 '희망'을 주제로 다양한 진로탐색 및 문화 체험의 기회를 갖게 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캠프에 참가한 중학생들은 영어·수학 학습으로 성적이 향상되고 대학생들을 롤모델로 삼아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봉사에 나선 대학생들은 리더십과 봉사정신을 함양하고 수여되는 장학금으로 등록금 부담도 경감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학부모에게는 경제적·심적 부담을 덜어주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교육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줄여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