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투자·구조조정’…철강업계 CEO ‘3인3색’ 반응 눈길
권오준 ‘묵묵부답’…우유철·장세욱, 경영 사안 구체적 언급
권오준 ‘묵묵부답’…우유철·장세욱, 경영 사안 구체적 언급
철강업계의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인 '2017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가 10일 오후 5시 30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18층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철강업계 CEO들은 ‘침묵·투자·구조조정’으로 각각 다른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권오준 한국철강협회(포스코) 회장이 연임, 검찰 수사 등 민감한 사안에는 입을 굳게 다문 반면,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향후 투자계획에 대해 적극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구조조정 및 회사 경영 사안에 대해 비교적 성실히 답변했다.
권 4회장은 이날 연임, 검찰 수사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했다. 다만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건배사를 하면서 연임 여부와 관련 있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남겼다.
권 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오늘부터 1년간 열심히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내뱉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3월 17일 임기가 만료되는 권 회장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달 중 포스코 사외이사진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철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철의날 행사서 입을 굳게 다문 것과 달리 현대제철의 투자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 부회장은 이날 “기아자동차가 인도에 공장 부지를 확정하는 대로 현대제철도 증설 또는 신설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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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가공센터는 제철소로부터 구매한 차강판을 가공해 최종수요처인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역할은 한다. 현대제철은 현재 미국, 중국, 인도를 비롯해 유럽, 중남미 등에서 총 13개의 해외 철강가공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현대차 공장이 있는 첸나이 인근에 철강가공센터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이 첸나이 인근에 철강가공센터를 증설하는 방식이 유력한 상황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여전히 진행 중인 구조조정에 대해 장시간 입장을 드러냈다.
장 부회장은 포항 2후판공장 매각과 관련된 질문에 “해외메이커를 통한 RFP(입찰참가요청서)를 뿌려놨다”며 “두 군데 해외기업과 진행 중이며 연내 매각을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부채 상환 가능성에 대해 “이미 다 갚았다. 더 이상 팔 게 없다”면서 “구조조정은 매년 해야 하고 지금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장 부회장은 최근 물의를 일으킨 장선익 비전팀 이사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장 이사가)잘못한 부분이고 잘못한 것을 인정했다”며 “내가 따끔히 혼냈다. 정신 차리고 잘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회장은 신년 인사말을 통해 “올해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수요 정체와 세계적인 통상마찰 심화로 매우 험난한 한 해가 예상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철강업계는 그동안 스스로 추진해온 철강산업 구조개편 노력을 지속해 체질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산업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생산공정의 스마트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기술개발을 활성화해 제조업의 ‘신(新)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형환 장관은 축사를 통해 “철강업계는 후판, 강관 등 수요침체로 공급과잉인 품목에 대한 설비조정 노력을 가속화하고, 고부가 철강제품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대변혁 시대에 대비해 초경량 철강재, 이종결합 소재 등 기능성 소재 개발 및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정을 혁신하는 스마트제철소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오준 한국철강협회 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 송재빈 철강협회 후회장, 손봉락 TCC동양 회장 등 철강업계 대표 및 임원, 학계 및 연구소, 철강수요업계 등 철강관련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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