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서비스' 두 마리 토끼 잡는 대한항공
블랙리스트 관리·기내 난동 신속 제압 위한 절차 개선
블랙리스트 관리·기내 난동 신속 제압 위한 절차 개선
대한항공이 기내난동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과 서비스’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객실훈련센터에서 ‘기내안전 강화 대책 기자간담회’를 열고 ▲ 기내 난동 발생 시 조기 진압 위한 테이저(Taser) 사용 조건·절차 및 장비 개선 ▲전 승무원 대상 항공보안훈련 강화 등 대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기내 난동자를 블랙리스트로 분류해 승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정부와 협의를 통해 기내 불법행위에 대한 제어 장치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기내난동’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임범준씨에게 탑승거절 통지를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임씨가 오는 29일과 1월 인천-하노이 왕복노선을 예약한 사실이 있지만 지난 25일 서면으로 탑승거절 통지를 보냈다”면서 “공식적으로 우리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승객에게 공식적으로 탑승거절 통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탑승거절 기간 등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음주 등 기내 난폭자를 관리하는 블랙리스트(unrully passengers)를 만들어 탑승거절과 관련 시스템의 시행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셸 고드로 대한항공 안전보안실 담당 전무는 “해외 항공사의 경우 블랙리스트를 통해 승객은 물론 승무원의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승객 안전확보를 우선으로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문의하고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폭음과 성추행 등 다양한 유형으로 ‘기내 난폭자’ 리스트를 100명 안팎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사생활과 인권침해 우려로 다른 항공사와 명단 정보를 공유하지 않지만,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안에서 서로 기내 난동 케이스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내에서 발생하는 폭력행위 및 난동 등에 대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테이저 사용 조건 및 절차도 개선키로 했다. 또 기존의 포승줄이 제압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올가미 형태의 포승줄을 즉시 도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테이저건 사용 조건은 ‘승객이나 승무원의 생명 또는 신체의 긴급한 위험이 있거나 항공기 비행 안전 유지가 위태로운 경우’로만 명시돼 있었다.
지 사장은 “난동 승객 발생 시 1차로 경고를 하고 이후 카트리지를 뺀 상태에서 스턴건으로 충격을 가하고 그래도 진압되지 않으면 테이저를 사용토록 했다”며 “몸을 포박할 때 쓰는 포승도 현재는 직접 매듭을 묶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올가미를 씌워 잡아당기면 자동으로 조여지는 신형 장비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기내 난동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도록 남자 승무원도 더 충원하기로 했다. 현재 대한항공 승무원 6800명 중 남성 비율은 10% 수준인 700명에 불과하다. 대한한공은 여객기 한 대 당 남성 승무원이 최소한 한 명 이상 탑승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 사장은 “남승무원 비율이 20%가 될지 15%가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점차 늘려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사장은 특히 기내에서 서비스와 승객 안전 양자가 병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지 사장은 “미주 항공사의 경우 9.11 테러 이후 이번과 같은 사건에는 엄격한 조치를 내리고 있으나 아시아계 항공사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기내 난동에 대한 잣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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