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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위기 처한 주류만의 새누리, 황교안에 러브콜?


입력 2016.12.22 17:23 수정 2016.12.22 17:49        고수정 기자

반기문-비주류 연대 가능성 커지면서 황교안 대안

지지도 여권내 2위…대통령 탄핵 공동책임은 부담

비주류의 탈당 움직임으로 '불임 정당' 위기에 처한 주류 중심의 새누리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안'으로 내세울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기문, 비주류와 손 잡을 가능성 커지면서 주류 '당혹'
지지율 오르는 황교안 대안 생각하는 듯…황은 출마 부정


새누리당이 ‘불임 정당’ 위기에 처했다. 비주류가 보수 재편을 가시화하면서다. 주류는 한 순간에 잠재적 대선 주자들을 모두 잃었다. 주류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사실상 주류만 남아있는 새누리당을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주류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대안 후보로 내세울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권 내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탈당·보수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탈당 쪽으로 마음을 굳히면서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잠룡은 없다. 이미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까지 포함하면 새로 구성될 보수 진영 제3지대에는 모두 4명의 잠룡이 포진해 있다. 김무성 전 대표가 대권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그간 ‘친박 후보’로 불려왔던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 후 비주류와 손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주류 내에서도 반 총장이 폐족 위기에 있는 주류를 택하진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반 총장도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어떤 수단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을 낮췄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조기 대선을 맞아야 하는 주류는 황 권한대행을 대안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된 이후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도 점차 오르고 있고, 현재 여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비주류 측 인사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점에서다.

황 권한대행은 본보가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12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서 전주 대비 0.3%p 상승한 3.9%의 지지율을 얻으며 여권 주자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당 조사는 18일부터 19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4.0%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9%p다.)

비록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수치는 작지만, 향후 국정 운영 향방에 따라 새누리당 핵심 지지층의 결집으로 명실상부한 대권 주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비주류가 대거 빠져 나가 잠룡이 없더라도, 새누리당이 대선을 관망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주류가 반 총장 영입에 힘을 기울이겠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황 권한대행을 대안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회동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무총리실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21일 황 권한대행과 긴급 회동한 것을 두고 대선을 포함한 폭넓은 논의를 했을 거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주류의 계획과는 달리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지내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대권에 발을 들였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황 권한대행 본인도 20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러 우려를 인식하는 듯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 권한대행과 총리 역할을 강조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본보에 황 권한대행과 만나 대선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대선의 '대' 자도 꺼내지 않았다”라며 “국정 안정화 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고, 대정부질문 관련, 국회 협조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불임 정당’ 우려에 대해서는 “당에 남아있는 분들 중에서도 자질을 갖춘 분들이 많기 때문에 ‘불임 정당’ 걱정 안 해도 된다”며 “반 총장이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우리도 차기 대선 준비, 주자 영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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