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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철강·항공, 불안감 고조...환율 ·유가 예의주시


입력 2016.12.15 16:03 수정 2016.12.15 16:21        이광영 기자

철강, 수출 급감...항공, 부채 부담 ↑

신흥국 수출· 수익성에 직격탄… 리스크 대응책 마련 부심

대한항공 항공기 B737-900(위)과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제조공정(아래) 장면.ⓒ대한항공·포스코

철강, 수출 급감...항공, 부채 부담 ↑
신흥국 수출·수익성에 직격탄… 리스크 대응책 마련 부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철강·항공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철강·항공업계는 금리 인상에 따른 호재도 있지만 악재로 작용하는 부분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어 이래저래 걱정이 쌓이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환율, 유가 등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를 의미하는 만큼 환율만 놓고 보면 수출 경쟁력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최근의 유가 상승 기조가 제한을 받고 신흥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돼 전체적인 수출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의 경우, 철광석 등 해외 원재료 구매 가격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의 경제 침체가 발생하면 수출 규모도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석탄 ·철광석 등 원료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어 환율 상승 시 원가 부담이 커진다”며 “철강 제품의 수입 감소는 긍정적이지만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이 경제 침체로 수요가 감소할 수 있어 결국 수출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수출 비중이 높은 포스코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미 높은 상계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이 급감한 포스코는 또 다른 주력 수출시장 중 하나인 동남아 지역 경기가 침체될 경우 무역규제 심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복합적인 요소를 모두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단정짓기 어렵다”면서 “금리인상에 이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의 방향이 우호적이지 않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외화 부채 부담이 커지는 것이 치명적이다. 대한항공이 달러를 사서 갚아야하는 외화 차입금은 78.0%에 달한다. 변동금리부 차입금과 임차료 등의 비용 상승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3분기 기준 금융리스 부채는 각각 6조5000억원, 1조2000억원이다. 금융리스는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공급받아 비행기를 사고 리스료를 이자처럼 내는 형식을 말한다.

환율 상승으로 최대 수천억원이 넘는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 미국의 금리인상은 항공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실제 대한항공 내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평균 금리가 1%가 올라가면 970억원 이자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원화값이 10원 떨어지면 920억원의 외화평가손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정 금리부 차입금과 변동금리부 차입금의 균형을 유지해 이자율 상승 위험을 대비하고 있다”며 “해외 판매 확대를 통해서도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항공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항공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기름값이 원가의 30%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은 복합적 요소를 봐야 하기 때문에 철강·항공업계에 확연하게 긍정 또는 부정적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불확실한 요인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그동안 오랜 기간 유지됐던 동결 상황 보다 리스크는 커졌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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