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연임 의사 밝혀...내년 1월 윤곽
9일 이사회서 밝혀...CEO후보추천위 구성
실적·구조조정 등 성과...연임 무게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포스코는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권오준 회장이 이사회의장인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에게 연임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이날 “지난 3년간 추진해 왔던 정책들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아 있는 과제들을 완수하기 위해 회장직 연임 의사를 표명한다”며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른 향후 절차를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연임의 당위성을 적극 호소했다.
권 회장은 “3년 전 포스코 회장에 취임해 ‘POSCO the Great’ 재창조를 위해 전 임직원과 혼연일체로 협력하고 개혁을 추진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대폭 낮췄고 주가도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솔루션 마케팅을 통한 철강본원 경쟁력도 강화됐다고 판단된다”며 “품질 불합격률이 높고 생산성이 낮다는 통념과 달리 월드 프리미엄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이 동시에 상승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 직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최근 회사 분기 영업이익을 4년 만에 1조원대로 회복시켰다. 또 구조조정 목표로 세운 안건 149건 중 지난 3분기까지 약 100여건을 진행했고 부채비율도 70.4%(올해 3분기 기준)로 창사 이래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
권 회장은 또 “지난 3년간 회사 경쟁력 강화와 경영실적 개선에 매진한 나머지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회사를 이끌어 나갈 리더 육성을 위해 올해 도입한 톱탤런트(Top Talents) 육성 프로그램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사회는 곧바로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권 회장의 단일 후보 자격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 사외이사인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신재철 전 LG CNS 대표이사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으로 구성됐다.
후보추천위가 권 회장의 연임이 적격하다고 판단할 경우 이사회를 거쳐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결의한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중 권 회장의 연임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은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20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 받는다. 후보추천위는 권 회장에 대한 자격심사를 엄격하게 진행해 최근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등 정치적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모두 연임을 했다. 업계에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연루를 제외하고 그동안 실적과 향후 놓인 구조조정 과제만 평가할 경우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외풍에서 벗어나 내부 결정만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며 "향후 포스코가 정치적 외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긍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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