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동국제강, 포스코 H형강 ‘2만톤’에 민감한 이유
베트남산 H형강 중 현대제철 주력 강종 포함
동국제강, 베트남산과 가격 경쟁 과정서 불만 커
베트남산 H형강 중 현대제철 주력 강종 포함
동국제강, 베트남산과 가격 경쟁 과정서 불만 커
베트남산 H형강의 수입 문제를 놓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사의 엉킨 실타래가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로 민감한 사안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앙금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사 통상대응 담당자 및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들은 지난달 24일 철강협회서 포스코 베트남산 H형강의 국내 수입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이후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반덤핑 제소 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방침을 세운 분위기다. 그러나 포스코가 자사 해외법인인 포스코SS비나(POSCO SS-VINA)로부터 수입을 눈에 띄게 줄이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반덤핑 제소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는 이유는 그동안 구축해 놓은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제재 성과가 포스코로 인해 희석되고 있다는 명분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은 지난해 7월 중국산 H형강의 반덤핑관세 부과 및 자율협정 이후 급감했다. 2014년 100만톤을 넘어섰던 중국산 수입량은 올 10월까지 58만톤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포스코SS비나에서 생산되는 베트남산 H형강의 수입이 하반기에 월 2만톤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들어오는 추세다. 연간으로는 20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H형강과 긴 싸움의 결실로 연간 40만톤 수준의 수요 증가를 기대했던 H형강 업계가 포스코에 불만을 가질만한 숫자다.
그러나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포스코에 반덤핑 제소까지 결심할 정도로 민감해하는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포스코SS비나는 지난해 10월 철근 및 H형강 KS인증을 따냈다. 당시 현대제철의 내진용 H형강 ‘SHN’과 동급인 강종도 인증에 포함됐다.
포스코SS비나는 지난 10월부터 SHN 생산에 들어가 11월부터 초도물량을 국내에 수출하고 있다. SHN의 기존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포스코 물량이 대체하게 된다면 현대제철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포스코 베트남산 H형강을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SHN 때문에 민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베트남산으로 들어오는 SHN은 극히 소량”이라며 “향후 이 물량이 늘어날지 여부에 현대제철 등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베트남산 H형강 가격 대응 과정에서 불만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12월 초 베트남산 H형강의 유통가격은 톤당 67만원 수준으로 국산 대비 4만원 저렴하다. 포스코라는 이름값에 가격은 국산 대비 저렴해 이를 찾는 고정 수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베트남산 제품과 경쟁하면서 자사 대리점에 H형강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일이 잦아졌다”며 “일부 물량은 동국제강 H형강이 베트남산보다 저렴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중국산 H형강에 반덤핑 최종판정을 받아낼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으로는 포스코의 내수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해 반덤핑 판정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 측에서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는 경우의 수가 그나마 객관적인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에서도 반덤핑 제소를 맞게 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월 2만톤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양을 지속적으로 수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산 반덤핑 제소 등 베트남 현지 공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내 반입 물량을 줄이고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 위주 납품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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