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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필로폰 소지 못하면 '머저리'?...마약 소비 '일상'


입력 2016.12.01 18:54 수정 2016.12.01 18:54        박진여 기자

NKDB 북한마약류감시기구, 최근 3년간 탈북민 1500여명 대상 조사 진행

"아동부터 노년층까지 병 치료·여가·오락 등 마약 일상적 광범위 사용"

북한 인권실태를 조사해온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주민의 마약문제 실태 현황과 과제’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NKDB 북한마약류감시기구, 최근 3년간 탈북민 1500여명 대상 조사 진행
"아동부터 노년층까지 병 치료·여가·오락 등 마약 일상적 광범위 사용"

“이제는 평양에서 100% 다 할 정도…안 하는 건 ‘머저리’라고 하죠.”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아편 등 마약이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1990년대 일반 주민들에게 본격 등장한 마약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일상’으로 자리 잡을 만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인권실태를 조사해온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주민의 마약문제 실태 현황과 과제’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2014년부터 북한이탈주민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북한의 마약 소비 실태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NKDB 북한마약류감시기구의 이관형 연구원은 탈북민 심층 면접을 통해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들이 마약을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이 구축된 지 오래로, 현재 상당수 주민들이 마약을 소비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마약은 일상이자 문화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조사방법을 토대로 최소 북한 주민 30%가 필로폰과 아편 등 마약을 소비하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해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탈북 시기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마약 사용 현황 인식 비율이 차이를 보였다. 북한에 마약이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 탈북민들은 북한 주민들의 마약 사용 현황에 대해 4.7%만이 동의를 표했지만, 올해 탈북한 사람들은 66.7%가 이에 응답하며 시기별 북한 주민들의 마약 사용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면접 대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여가나 오락, 각종 병 치료 등에 필로폰 등 마약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이 연구원은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동·청소년까지 마약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면접 조사에서 가장 어린 마약 소비자 연령은 6세 유치원생으로 나오기도 했다.

실제 최근까지 평양시에 거주했던 탈북민 A는 해당 조사를 통해 “(마약을) 전문적으로 하는 집들은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며 “(일반 가정집에서) 할머니가 다리가 아파 ‘얼음’(결정체가 얼음처럼 굳어진 것으로 보여 붙은 은어·마약)을 하겠다고 하면 유치원에 다니는 조그만 아이도 ‘한 코 할래’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증언을 토대로 북한 주민들 사이 마약 소비는 특정한 연령층에 집중되는 게 아닌 미성년자부터 노년층까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일상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마약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지역은 평양으로 조사됐다.

실제 아동 마약 실태를 증언한 탈북민 A는 평양 시민들의 마약 소비율 체감 정도를 ‘100%’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탈북민은 “이제는 평양 (주민) 100% 다…안 하는 거 머저리라고 한다”며 “(경제력 여유 여부와 상관없이) 이제는 다 한다. 조금만 아파도 그거 (마약) 해야지만 편하니까. 애들도 매일 사다가 한다는 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조사에서 또 다른 증언자 탈북민 B도 마약이 미물이 아닌 이상 그 누구나 사용하고, 지인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오고가는 ‘인사치레’ 정도라고 표현했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만큼 마약의 위해성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력과 관계없이 일반 주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이 마련돼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조사 면접 대상자들에 따르면 북한 내 마약의 구매경로는 소매상이나 장마당으로 직접 찾아가 구매하거나 전화 주문을 통한 구매도 가능하다. 또한 경제적 여유가 전혀 없을 경우에도 지인이나 친구를 통해 거래되는 것도 일상적이라는 설명이다.

조사를 진행한 이 연구원은 “탈북민들의 증언을 묵과하기에는 북한의 마약 실태가 너무 선명해져버린 현실이 됐다”면서 “북한의 마약밀매가 확대됨에 따라 주민들의 건강권 문제와 초국가적 범죄조직과의 연대가능성, 향후 통일이 이루어진 후에도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북한 마약 문제가 초국가적 범죄로 확대되기 전에 국제사회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잇단 도발로) 통일·북한 이슈가 사라져버린 현실 속에도 마약의 위해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이를 근절할 수 있도록 북한당국뿐 아닌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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