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호 역대 선장 13명 중 '절반' 항해 중 좌초
선거 참패·정국 악재 등으로 당대표 임기 2년 못 채워
이정현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6개월 만에 하차 목전
정당의 수장인 대표는 당과 운명을 같이한다. 당의 화합과 통합, 상생을 이뤄내야 하는 책무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념을 떠나 모든 정당의 대표에게는 임기 중 역경과 시련이 한 번쯤은 찾아온다. 선거 패배, 비리 논란 등으로 당 안팎의 사퇴 압력을 받기도 하며, 이는 실제 자리 내려놓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새누리당(전신 한나라당 포함)에는 그동안 조순·이회창·서청원·최병렬·박근혜·강재섭·박희태·정몽준·안상수·홍준표·황우여·김무성·이정현 등 13명의 정치인이 대표를 지냈다. 이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을 조금 넘는다. 임기를 꽉 채운 당 대표를 찾기 힘들 정도다. 현재 새누리당의 수장인 이정현 대표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조기 사퇴할 예정이다. 부정적인 이슈로 임기 2년을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당 대표들은 누가 있을까. 이정현 대표까지 포함해 6명에 이른다.
선거 참패로 대표직 내려놓다
선거 참패! 당 대표에게 이보다 더 뼈아픈 경력이 있을까. 당 대표는 당의 얼굴로 선거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조기 사퇴한 당 대표의 대부분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대표적인 인물은 김무성 전 대표와 안상수 전 대표, 서청원 전 대표다.
이 대표의 전임자인 김무성 전 대표는 4·13 총선 참패로 선거 다음 날 사퇴했다. 임기를 약 3개월 남겨둔 상태였다. 김 전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180석 확보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122석으로 더불어민주당(123석)에 제 1당 자리를 내줬다. 친박계의 ‘막장 공천’과 이에 맞선 김 전 대표의 ‘옥쇄 파동’은 지지층의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김 전 대표는 이후 여권 잠룡에서도 존재감을 잃어갔고, 지난 23일 최순실 사태 수습을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을 선언했다.
2010년 7월 14일 제11차 한나라당 전대에서 선출된 안상수 전 대표도 2011년 4·27 재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줬다. 그의 재임 기간은 약 10개월이다. 안 전 대표는 선거 다음 날 자신의 SNS에 “민심의 준엄한 목소리에 우리 지도부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선거 참패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안 전 대표 등 지도부는 전원 사퇴하고, 즉각 당내 지도부 개편에 나섰다.
‘친박계 맏형’ 서청원 전 대표도 같은 이유로 대표직을 내려놨다. 서 전 대표는 2002년 5월 14일 제4차 한나라당 전대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변경된 후 첫 당 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그의 임기도 길지 않았다. 16대 대선에서 패배하면서다. 당시 한나라당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재검표를 요구했으나, 재검표 결과 선거 결과에 변동이 거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자 서 전 대표는 2003년 1월 29일 대선 패배와 대선 불복에 책임을 지고 박희태 당시 최고위원을 권한대행으로 지명한 뒤 사퇴했다.
정국 악재로 당 대표 조기 사퇴
최병렬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003년 6월 전대를 통해 선출돼 이듬해 3월까지 총 9개월간 대표직을 수행했다. 당시 한나라당에는 대선 자금을 둘러싼 ‘차떼기’ 파동까지 벌어진 상태였다. 최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구속된 서청원 전 대표에 대한 석방결의안을 통과시켜 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 당시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다.
2011년 7월 4일 선출된 홍준표 전 대표도 당과 관련한 논란으로 5개월 만에 사퇴했다. 2011년 12월 7일 유승민·남경필 당시 최고위원이 10·26 재보선 패배와 뒤이은 ‘디도스 사건’으로 당 지지율이 추락하자 쇄신에 나서야 한다며 사퇴를 선택했고, 버티던 홍 전 대표도 이틀 뒤 사퇴했다. 이 사태로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를 출범시켜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등 당 체질 자체를 완전히 변경했다.
현재 새누리당의 수장인 이정현 대표도 조기 사퇴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서, 보수 정당의 수장으로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 대표는 12월 21일 사퇴 및 2017년 1월 21일 조기 전당대회 개최로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세력에 맞서고 있다. 이 대표가 내건 대로 12월 21일에 사퇴한다면 취임 135일 만에 물러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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