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해남서 최초 의심 신고 이후 1주일 만에 경기권까지 확산
당국, 전국 방역본부 및 상황실 긴급 가동...재래시장 폐쇄 검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남 해남에서 수도권 가금 농가까지 북상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됨에 따라 가축방역심의회 심의를 열고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 수준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모든 시·도(시·군)에 방역대책본부와 상황실이 긴급 가동된다. 소독·예찰 및 이동통제 등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필요한 경우 AI 발생 지점과 인접한 재래시장이 일시 폐쇄된다.
지난 16일 농가에서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된 후 23일 오후 6시 기준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지역은 전남 해남(산란계)·무안(오리), 충북 음성·청주(오리), 경기 양주(산란계) 등 3개도, 5개 시·군이다.
특히 충북 음성의 반경 3㎞ 이내 농가 4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경기 포천과 전북 김제에서도 잇따라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현재 당국이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확산 추세는 일반 농장 뿐 아니라 야생 조류군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 봉강천의 야생원앙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된 이후 전북 익산 만경강, 충남 아산 삽교천 등 총 8건의 야생 조류에서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강원도 원주에서는 국내 텃새인 수리부엉이도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철새가 아닌 국내 텃새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방역당국은 전 야생조류가 AI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당국은 다만 AI의 인체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