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늘릴까 말까' 항공 빅2 노선 확대 '눈치게임'


입력 2016.11.23 16:01 수정 2016.11.23 17:18        이광영 기자

이란, 샌프란시스코, 인도 노선 신설·증편 놓고 신경전

대한항공 여객기·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각사

이란, 샌프란시스코, 인도 노선 신설·증편 놓고 신경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 ‘빅2’가 노선 확대를 두고 치열한 눈치 게임을 벌이고 있다. 대형항공사 간 암묵적인 ‘노선 나눠먹기’ 관행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으며 민감한 노선의 경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중 인천~테헤란 노선의 취항을 계획했으나 보류 방침으로 전환했다. 이란 노선이 달러화 거래가 제한되는 등 기업 진출 및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금융 및 시장 여건이 갖춰지는 상황을 주시하면서 취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11일 배분받은 이란 운수권은 1년 내 취항하지 않으면 자동 취소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이란을 방문하는 등 중동 거점 노선 확보를 바랐던 아시아나항공도 이 같은 변수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운항정지 여부와 대한항공의 야간 시간대 출발편 신설이 관심사다.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항소심 결과는 늦어도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을 45일간 중단해야 한다. 3심제에 따라 상고가 가능한 만큼 법 집행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탑승율 80% 내외를 자랑하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의 핵심 장거리 노선이다. 해당 노선에서 운항이 45일간 정지될 경우 약 162억원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다만 앞서 대한항공의 사례를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의 행정처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21일 오후 중국 다롄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엔진 결함이 있는 항공기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운항한 것과 관련, 지난 5일 국토부로부터 24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과징금 24억원은 운항정지 37일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운항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발생할 승객의 불편을 고려해 이를 과징금으로 대체해달라고 국토부에 꾸준히 요청해온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도 이 같은 논리로 지속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서도 고객불편과 국익차원에서 운항정지 보다는 과징금 부과로 결론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은 주간 시간대 매일 운항 중인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야간 시간대 출발편을 신설할 계획을 밝혔다. 내년 4월 말 야간 시간대 주 5회 신설을 시작해 9월부터 주 7회로 증편해 주/야 매일 2회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운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항소심에서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받게 될 경우 날짜를 직접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상고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비수기인 4~6월 또는 10~12월로 운항정지 기간을 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야간 시간대 증편은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노선 공백을 예상하고 추진한 것이 아니다”라며 “고객 편의성 증대와 수요를 감안해 고민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나눠먹기’의 전형이었던 인도 노선의 하늘길은 12월부터 전쟁터로 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인도 델리에 주 5회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인천~델리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이 1997년 첫 취항한 이후 19년째 단독으로 운영해왔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델리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80% 수준을 나타내며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오는 12월부터 대한항공과 점유율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달 1~4일 인천~델리 항공편의 예약율은 23일 현재 모두 100% 이상이다. 대한항공이 델리 노선에 군침을 흘린 이유도 이처럼 인도 여객 수요의 증대를 확신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의 델리 노선 신규취항이 가까워지자 아시아나항공은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해 증편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델리 노선을 기존 3회 운항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주 5회 운항하고 있다. 동계스케줄이 운영되는 이달 30일부터는 매일(주7회) 운항으로 고객편의성을 증대한다는 목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최근 델리 노선 증편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여객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편이 대한항공의 신규 취항에 맞불을 놓은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반면 대한항공의 델리 신규취항을 계기로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영 중인 뭄바이 노선의 신규 취항을 노려봄직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인천~뭄바이 항공편은 이달 25일, 28일 각각 99%, 98%의 예약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성장 여력이 충분한 노선으로 평가 받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이어 인도에 두 곳의 직항 노선을 보유하는 것은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델리 노선 증편 외에 뭄바이 등 또 다른 인도 노선 신규 취항과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정해진 바 없다”고 언급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광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