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부, 경기·인천·대전 등 '일시 이동중지 명령'
중국 등지에서 인명 피해까지 초래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서해안을 따라 중부 내륙까지 퍼지면서 축산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살처분에 나서는 등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한 농가에서 사육하는 오리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충남·북, 전남·북까지 AI가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따라 경기·인천·대전 등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남·북과 강원도는 제외됐다.
AI가 지리적으로 서쪽 지역에 몰리는 이유로는 철새 도래지가 서해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전남에는 영산강과 고천암호, 영암호, 순천만, 해남 간척지 등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전북의 만경강과 동림저수지, 금강 하굿둑도 다양한 철새가 월동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서해안뿐만 아니라 부산 낙동강 하류와 경남의 주남저수지 등에도 철새가 많이 몰린다. 경남·북에서도 AI가 발생해 가금류 사육농가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피해는 동쪽 지역보다 전남 영암·나주, 전북 고창·부안, 충남 천안, 충북 진천·음성, 경기 이천·안성을 잇는 서쪽 지역에서 유달리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의 90% 이상이 이들 지역에 집중돼 있어 '서해안 오리 벨트'라는 용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닭 사육농가도 전남북과 충남, 경기에 70%가량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