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장단, '경영마비'속 미 대선 영향 대비 안간힘
수요사장단회의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
트럼프 정부에서의 경제파장 예의주시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지난 8일에 이어 15일 삼성 서초사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돼 삼성 안팎에 무거운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16일 삼성사장단 회의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됐다. 특히 사장단은 이날 미국 대선의 영향에 대한 강연을 청취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사장단회의 참석차 이날 서초사옥을 찾은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 등은 평소와 다름없는 기색으로 출근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의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 하만 인수와 제일기획 압수 수색 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모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논란과 간접적으로 연관된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과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은 로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장단은 이날 안병진 경희 사이버대학교 교수의 ‘문명 대전환기 미국 대선결과의 파장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미국학을 전공한 안 교수는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 등 저서를 통해 이번 미국 대선으로 드러난 변화는 기존의 국제·정치 질서의 변화라는 거시적인 해석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산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 중국과의 무역전쟁 발발 등으로 인해 닥칠 수 있는 파장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삼성 역시 그룹 계열사 전반에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수출 감소 등의 악영향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를 마치고 나온 사장단은 강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배울 점이 많았다, 보람 있었다”고 답했고,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기존의 질서가 무너졌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질서만을 너무 추구하면 가짜 질서를 얻게 된다”며 “무질서를 즐기고 이해하면 거기서 진짜 질서를 얻게 된다”고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궁극적으로 있겠죠”라고 짧게 답했다.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최고경영진 검찰 조사 등 경영마비 상태 속에서도 삼성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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