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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자발적 설비 감축…부담 커진 현대제철


입력 2016.11.14 16:54 수정 2016.11.14 16:57        이광영 기자

현대제철·동국제강, 후판서 포스코와 같은 기준 적용 '곤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사 로고.ⓒ각사 홈페이지

포스코가 구조조정 품목으로 진단 받은 후판 설비를 자발적으로 가동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도 설비 감축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설비 감축의 첫발을 뗀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이에 동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9일 광양제철소를 방문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포스코는 노후 후판 설비 조정과 경량소재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후판 수요 급감에 대응해 고급 후판 비중 확대를 통해 후판 실제 생산 능력을 조정하고, 조선산업과 비조선산업 수요를 봐가며 후판 1개 라인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지난해 기준 연산 각각 약 700만·350만·150만톤 순으로 후판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연간 총 1200만톤의 생산이 가능하다.

포스코는 포항(후판1·2·3공장)과, 광양(1공장) 등 4곳에서 후판을 생산하고 있다. 권 회장 발언에 따르면 이 가운데 1973년 도입 후 햇수로 43년째 가동되고 있는 포항 후판 1공장(생산능령 100만톤)을 중단할 것이 유력하다. 이로서 지난해 포스코의 생산량인 600만톤과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현대제철은 당진(1·2후판공장)에 연산 350만톤의 후판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가동 중단을 검토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1후판공장과 2후판공장의 생산능력은 각각 200만톤과 150만톤이다. 이 중 어떤 라인을 중단해도 남은 생산능력은 현대제철이 지난해 생산한 260만톤 보다 적어진다.

특히 현대제철의 두 공장은 모두 신규설비에 가깝다. 1후판공장은 2009년 12월 가동을 시작해 8년째 1고로와 2고로의 쇳물을 받아내고 있다. 2후판공장은 2013년에야 신규 가동한 새것이나 다름없는 설비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설비는 포스코 포항 후판 1공장처럼 노후 설비가 아니라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두 공장 중 하나를 가동 중단하게 되면 생산능력 급감으로 경쟁력에서도 뒤쳐질 수 있어 치명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연산 250만톤에 이르던 포항 1·2 후판공장을 이미 폐쇄했으며 당진에서 연산 150만톤 후판공장 1개만을 운영 중이다. 동국제강에게 후판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후판 사업을 시작한 1971년 이후 처음으로 후판 생산을 중단하라는 뜻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통해 후판 설비를 대폭 감축한 상태”라며 “브라질 CSP제철소에서 들여온 슬래브로 당진에서 후판을 생산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잡혔기 때문에 동국제강의 추가 설비 감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후판 설비 조정 시 고로에서 생산하는 반제품(슬래브)의 처분 문제도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정부는 지난 9월 30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반제품의 처리 방안을 협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수요산업과 해외경쟁기업 동향을 감안해 후판 설비의 단계적 감축을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을 통한 설비의 감축·매각, 후판 사업 분할, 고부가 분야로의 투자 확대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호황을 맞았던 2004년 당시에는 설비 증설을 적극 권유하더니 12년이 지난 지금 와서 이를 줄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최소한 30년은 가동해야할 신규 설비를 갑작스럽게 감축해야한다는 것에 동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 감축으로 생산능력이 줄어들면 그나마 지키고 있던 내수시장을 중국산에 뺏길 가능성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철강업계는 장기화되고 있는 조선업 불황에 맞서 비조선용 후판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26일 실적발표에서 WP제품 중 하나인 UOE 강관용 후판 판매를 통해 철강 본원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8일 실적발표에서 품질 고급화를 통해 비조선용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월별 후판 내수 시장점유율이 지난 6월 18%에서 9월 24%(추정)로 큰 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역시 1분기 26%에 그쳤던 비조선용 후판 판매 비중을 2분기 27%, 3분기 37%로 높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비조선용 판매 확대를 본격화한 이후 손실 규모가 컸던 지난해 대비 올해 영업이익이 BEP(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한 상태”라며 “강관 및 건설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향후 비조선용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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