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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멕시코 관세폭탄에 철강업계 투자 ‘도루묵’?


입력 2016.11.13 08:00 수정 2016.11.12 15:59        이광영 기자

멕시코에 35% 관세 부과 시 포스코·현대제철도 타격

포스코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포스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간 공격적인 멕시코 투자에 나선 철강업계의 노력이 무산될 위기다. 트럼프가 멕시코산 완제품 수입관세를 3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멕시코산 자동차 소재 및 완성차의 미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관세 폭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철강업체는 포스코다. 포스코는 멕시코를 거점화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 소재를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는 멕시코 현지에 MPPC 1공장(2007년 3월 준공), MPPC 2공장(2008년 11월), MPPC 3공장(2013년 10월), MAPC(2013년 10월) 등 4곳의 자동차 강판 가공 및 생산 센터를 두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총 56만톤에 달한다.

이들의 주요 고객사는 닛산, 혼다, 마쓰다, 폴크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다. 관세 폭탄으로 인해 이들에 공급하는 소재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해질 경우 수출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멕시코는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지역인 북미에 인접해 운송료 절감 등 최적의 자동차용 강판 생산지역 중 하나로 꼽혔지만 35%의 관세폭탄을 맞을 경우 이 같은 장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멕시코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70%는 미주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수출된다. 해당 물량이 줄어들 경우 포스코의 현지 수요까지 연쇄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 역시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약 530억원을 들여 멕시코 해외스틸서비스센터를 준공해 멕시코 기아차 공장에 본격적인 납품을 시작했다. 당초 연간 40만대 분량의 냉연강판을 기아차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멕시코산 기아차 모델의 미국 시장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아차로서는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하는 상황이 돼 현대제철의 냉연강판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의 멕시코 관세폭탄 공약은 국내서 생산되는 철강재의 멕시코 수출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66만9492톤의 철강재를 멕시코에 수출했다. 냉연강판(53만7723톤), 아연도강판(29만6906톤), 열연강판(29만6506톤)이 주요 수출 제품이다.

멕시코 정부는 2013년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냉연강판 제품의 시장가격 이하 수입금지 및 수입 쿼터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포스코의 냉연강판 수출 쿼터는 2016년 48만톤, 2017년 50만톤, 2018년 50만톤이다. 현대제철은 2016년 2만톤, 2017년 2만5000톤, 2018년 3만톤으로 정해졌다.

멕시코 정부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냉연강판에 대한 기존 수출 한도량은 유지한 채 양사의 한도량을 재검토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수입 쿼터 한도를 늘리기 위해 멕시코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멕시코가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대미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보호무역주의 보복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업계의 이 같은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이 단기간 증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실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다만, 이를 실현할 경우 멕시코를 거점으로 대미 수출을 노렸던 철강업계는 중남미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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