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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사업계획 올스톱? 예정대로?…최순실 여파 온도차


입력 2016.11.10 08:00 수정 2016.11.10 08:43        박영국 기자 ·산업부 종합

현대차 "경영계획 수립 올스톱"

삼성·SK "혼란스러워도 할 건 해야"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그룹 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SK서린빌딩ⓒ각사


현대차 "경영계획 수립 올스톱"
삼성·SK "혼란스러워도 할 건 해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현대자동차의 노조 장기파업 등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불확실성이 날로 커져가면서 주요 그룹들은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은 내년 사업계획 수립 자체를 짜지 못하고 있는 반면, 상당수 기업들은 일부 불확실성을 반영한 사업 계획을 예년과 같이 수립하며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실적부진과 내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내년 사업계획을 올스톱한 상태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통상 10월부터 새해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전면 중단한 상태”라며 “올해 실적을 베이스로 계획을 짜야 하는데 여러 가지 악재로 올해 목표달성도 불투명하고 내년 경영환경도 변수가 많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각각 501만대 및 312만대 등 총 813만대로 설정했지만,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과 중국 등 일부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연말까지 달성 가능성은 요원한 상태다.

올 10월까지 현대차는 389만825대, 기아차는 240만182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연간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두 달간 각각 112만대와 72만대씩 팔아야 한다.

반면, 삼성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의 중요성을 감안해 예정대로 수립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수사 범위 확대와 장기화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현재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 중으로 연내에 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의 경우, 매년 12월 초·중순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를 단행한 후, 일주일뒤 각 계열사별 조직개편을 단행해 온 만큼 12월 중순 이전까지는 사업 계획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사업 계획은 지난 2014년부터 진행돼 온 사업 재편과 조만간 본격화될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계획을 감안해 수립될 전망이다.

내년 투자 계획의 경우, 규모가 큰 IT 분야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장기간 진행되는 투자가 많고 신규 사업인 바이오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이뤄지는 업종이어서 현 상황에서 당장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압수수색한 것을 시작으로 기업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사 확대 및 장기화로 그룹 지배구조 재편 등 향후 민감한 사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SK그룹은 최순실 게이트가 사업계획 수립 차질로 이어지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달 최태원 회장 주재로 열린 CEO 세미나에서 각 계열사별 사업구조 혁신에 대한 청사진을 공유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이 이뤄지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국정혼란과 검찰수사 등으로 시끄러워도 기업은 자기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최순실 게이트 등 경영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겨놔야겠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계열사별로 경영계획이 수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11월 말~12월 초 인사에 이어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 하에 이를 추진하고 있다. 미르재단 출연금 문제로 검찰 수사 대상 기업에 올라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일단 예정대로 사업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계열사별 하반기 업적보고회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를 확정할 계획으로 각 계열사별로 진행된 인수합병 사항과 부진한 사업부문 등을 고려해 사업 및 조직 개편과 함께 사업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6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MC사업본부)의 재편 가능성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한화는 현재 계열사별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이 진행 중이다. 내달 임원인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미 사장단 인사는 마무리된 상태여서 사업계획 수립에 전력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4년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방산화학사들이 안착하면서 내년부터는 이들 계열사들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 계획 등이 포함될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김승연 회장 재판과 삼성과의 방산화학 계열사 빅딜 과정에서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다소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포스코도 예정대로 연말까지 새해 경영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경영계획에는 계열사 및 비핵심자산 구조조정, 전사적 비용절감, 고수익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그룹 경쟁력을 제고 등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과잉, 주요 수요산업의 부진, 수출대상국들의 수입규제 강화 등의 어려운 시장 상황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스코는 내년 27건의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대내외 상황을 예의 주시해 경영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지난달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통해 교체된 경영진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오히려 예년보다 더 빠른 시점에 새해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감 부족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라 새해 사업계획을 조속히 수립하자는 차원에서 임원인사도 앞당겨 단행했다”면서 “새로 정비된 조직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도 현재 내년 사업계획을 준비 중으로 연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업계획의 큰 틀이 외부영향에 따라 바뀔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진해운의 공백에 따라 대한항공과 (주)한진에 더욱 힘을 실으면서 ‘육해공’이 아닌 ‘육’과 ‘공’ 중심의 사업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역시 내년 사업계획을 계열사별로 준비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항공업계에서 생존 해법과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 그룹 재건 이후 전반적인 구조 개편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는 기술 기반 사업을 영위하는데다, 최순실과 관련된 기업들이 없어 내년도 경영계획수립에 아무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순실 사태 관련, 다소 구설수에 오른 KT그룹도 내년 사업계획에 전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KT그룹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 수립은 프로세스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무관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LS그룹도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진행 중으로 예년과 다름없이 연말 경에는 이를 확정할 전망이다. 주력 계열사인 LS전선과 LS산전 뿐만 아니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LS니꼬동제련과 LS엠트론 등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내년도 사업계획이 주목되고 있다. 다만 미르재단 출연금 문제로 수사 대상에 올라와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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