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중동 진출 본격화…권오준호 성장비전 ‘윤곽’
중국·이란·인도서 차·가전용 강판 투자 확대 의지
포스코가 이란에 사무소를 신설하고 중동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2014년 취임 이래 구조조정에 집중해왔던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성장비전이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16일 포스코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에 이어 지난달 말 일곱 번째로 이란 테헤란에 사무소를 신설했다.
포스코는 본사에서 중간 간부급 직원 한 명을 사무소장으로 파견해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제품 판매 확대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시장 상황 등에 따라 규모가 작은 해외사무소 또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란 철강사인 PKP사와 총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하는 일관제철소 건설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맺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이란 광공업개발공사(IMIDRO), 모바라케 스틸과 MOU를 맺었다.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 경제자유구역에 건설되는 이 제철소는 내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1단계 공사를 통해 연산 16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CEM 방식이 도입되고, 2단계 공사에서 냉연 및 도금라인이 만들어진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란 제철소 건설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9월말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이란 측의 사정으로 검토가 지연되고 있지만 사무소 신설이 확정되면서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란은 천연가스, 철광석, 석탄 등 제철소를 운영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한 국가로서 경제제재 해제 이후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로 평가받는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CEM 등 혁신 제철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제철소 건설 및 운영 노하우가 풍부하기 때문에 현지회사와 협력으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외 인도 우탐갈바스틸과 연간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성사를 위해 노력 중이며 중국 충칭에서도 3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제철소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고효율 철강공법인 파이넥스 기술 수출을 통해 중국·이란·인도에서 자동차 및 가전용 강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포스코의 이러한 행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권오준 회장의 비전과 일맥상통한다.
권 회장은 지난 8월 31일 열린 CEO기자간담회에서 “내년까지 시행할 구조조정 149건 및 현금 7조원 확보 목표 가운데 64%를 완료하는 등 예상대로 잘 진행하고 있다”면서 “임기를 마칠 때 쯤 80% 이상 구조조정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 이후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성장비전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구조조정의 결과로 확보된 재무건전성을 통해 향후에는 포스코를 다시 키워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기업을 축소시키는 것은 기업 본연의 모습이 아닌데 이런 측면에서 (임기 동안) CEO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유사 이래 가장 낮은 부채비율과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한편 포스코는 향후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철강 + 4대 영역’으로 재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4대 영역은 제품과 이용기술을 함께 파는 ‘솔루션 트레이딩’, 스마트팩토리와 같이 건설에 ICT를 입힌 ‘스마트인프라’, 발전사업 건설·설계 역량을 키워 해외에 진출하는 ‘발전 솔루션’, 마그네슘, 티타늄과 같은 경량소재인 ‘에너지 소재’로 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대우, 포스코에너지 등 대형 출자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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