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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공방' 오간 교문위 국감, 주치의 "사인 변경 안 해"


입력 2016.10.11 19:49 수정 2016.10.11 20:07        문대현 기자

<교문위>안민석 '서울대병원 예산삭감 발언'에 여야 고성 오가

'백남기 이슈'에 묻혀 다른 질의는 관심 밖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 백남기 농민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가운데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이윤성 위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부터 서창석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장, 백 교수,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 이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와 관련한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이윤성 위원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 백남기 농민 주치의 백선하 교수, 서창석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장, 이 위원장,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1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대병원 국정감사에서는 고 백남기 씨의 사인을 서울대병원이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정리한 것에 대한 여야 공방이 오갔다. 그러나 고 백 씨의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사인을 변경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백 교수를 집중 질타했다. 특히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 씨의 사망진단서 논란을 1987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고 이한열 열사의 사례와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오 의원은 "이한열 열사의 사망진단서는 심폐기능정지(직접 사인)·폐렴(중간사인)·뇌 손상(선행사인)이 기재됐으며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로 기록됐다"며 "머리에 타격을 입은 원인이 물대포와 최루탄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인데 왜 백 씨 사망진단서는 '병사'로 기록돼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백 교수는 "이한열 열사는 내가 직접 본 환자가 아니므로 해당 사망진단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맞섰다. 같은 당 신동근 의원은 "백 교수는 본인의 소신에 의해서 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경찰의 외인사에 의한 사망을 감추게 만들고 사망 원인을 (치료 중단을 요구한) 가족들에게 전가시키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백 교수는 "사실과 다르다"고 대꾸했고 신 의원은 "뭐가 맞나. 당신 의사 맞아!"라고 소리를 높여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백 교수는 "(의사) 맞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백 교수는 계속해서 "사망진단서 작성 권한은 환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봐온 주치의에게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나 '서울대병원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논란 특별위원회' 이윤성 위원장의 의견을 달랐다. 신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에게 '병사' 기록의 적합성에 대해 질문하자 이 위원장은 "원사인이 '급성 경막하출혈'이므로 외인사로 보인다"며 백 교수와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백 교수는 그러나 조훈현 새누리당 의원 질의 도중에 준비해 온 소감문에서 "사망진단서는 일어난 사실과 317일 동안 치료를 맡은 주치의로서 의학적인 판단으로 내린 것"이라며 "응급수술을 시행했고 사망 직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절한 치료를 받았는데 사망에 이르렀다면 사망진단서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일부 진료만 참여한 의료인이나 참여한 적이 없는 의료인은 모든 과정을 주치의만큼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 합동 특조위도 사인을 외인사라고 밝혔는데, 왜 병원장과 주치의만 병사를 고집하느냐"고 물었고 유은혜 더민주 의원도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가 합동으로 구성한 특조위도 외인사로 얘기하고 있는데 왜 유독 사망진단서에만 병사로 돼 있느냐"며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가 보험료를 청구하는 과정에서도 '외상성'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했다.

같은당 안민석 의원도 "사망 진단서 작성 과정에서 외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압박했다. 또 "이 위원장과 백 교수는 선후배 사이로 사실상 스승과 제자 사이로 봐도 무방한데 제자가 스승의 뜻을 부정하고 있다"고 수위를 높였다.

그럼에도 백 교수는 "317일간 치료를 맡았던 주치의인 나의 의학적 판단에 의거한 것"이라며 "고인은 가족들이 치료를 거부해 꼭 받아야 할 치료 투석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고 적정한 치료를 받고도 사망했다면 진단서의 내용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가족들에게 일부 책임을 돌렸다. 이어 서창석 서울대 병원장은 "백 씨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외인사로 표현한다"면서도 "주치의였던 백 교수의 뜻을 존중한다"고 거들었다.

계속해서 백 교수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안 의원은 성낙인 총장을 향해 "성 총장은 서울대병원 이사장이기도 한데, 국감이 끝나고 국회 예산심의를 할 때 서울대병원과 서울대에 초유의 징벌적 예삭삭감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감 질문) 두 번째 라운드 돌 때는 병원장의 입장이 의심스럽지 않도록 총장도 심사숙고해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증인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새누리당은 방어 작전에 나섰다. 전희경 의원은 "겁박 수단으로 징벌적 예산 삭감 발언은 교문위 위원으로 부끄럽다"며 "위원장이 제재해 달라. 국민들 앞에 부끄러운 발언"이라고 비난했고 이장우 의원 역시 "피감기관을 협박하는 게 창피하다. 이런 일이 어딨냐"며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예산을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도 "예산을 주지 않겠다면서 원하는 답을 달라는건 협박범"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부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도 "부검에 문제가 없진 않겠지만 경중을 따져봤을 때 (부검을) 하는 것이 맞다"며 "외인사이기 때문에 더욱 부검을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백 교수는 "저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 드릴 입장이 아니다"고 물러섰다.

한편 이날 국감은 국립대학법인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백남기' 이슈에 묻혀 다른 부분은 전혀 주목 받지 못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을 향해 최근 언론에 나오는 인권 가이드라인에 물었고, 같은당 갈길부 의원은 국립대학의 막대한 예산에 대해 지적했으나 그 반향은 적었다.

이에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 "교문위가 국회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상임위"라며 "부산대 총장과 인천대 총장 등에게 질의할 것이 많은데 (백남기 사태라는) 큰 현안이 있다 보니까 시간에 쫓기게 돼 안타깝다"라며 "차제에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추궁이 할 게 있다면 하고 해법을 연구하는 등 제도 개선에 있어서 여러 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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