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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국감에 '공중분해'된 외통위 해외국감


입력 2016.09.30 04:28 수정 2016.09.30 04:31        이슬기 기자

국감 보이콧으로 줄줄이 파행...유럽 담당이 하루만에 미주 담당으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로덴더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재수 장관 해임 및 국정감사 정상화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해임건의안 정국에 따른 여야 대치로 야당의 단독 국정감사가 현실화 되면서,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도 줄줄이 파행을 겪고 있다. 특히 의원들마다 당초 담당했던 지역이 갑자기 뒤바뀌어 부실 국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미주·아주·아중동(아프리카·중동)·구주(유럽) 지역으로 소속 의원들을 나눠 29일부터 순차적으로 재외공관 국감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아울러 아주반은 30일 중국, 구주반은 내달 1일 러시아, 아·중동반은 내달 3일 케냐 현지 감사가 예정된 상태였다.

국감 준비 기간을 고려해 지역별 반 편성도 일찍이 마쳤다. △미주반은 심재권(위원장)·정양석·설훈·박주선 의원 △아주반은 윤영석(위원장)·서청원·원유철·윤상현·문희상·박병석·추미애 의원 △아중동반은 김경협(위원장)·이주영·최경환·홍문종·이석현·이인형 의원 △구주반은 이태규(위원장)·김무성·강창일·원혜영 의원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사퇴를 주장하며 국감을 전면 보이콧함에 따라, 29일 주UN 대표부 현장 국감을 계획했던 미주반은 출국 일자를 28일에서 30일로 미뤘다. 같은 날 주중국대사관 감사 일정이 잡혔던 아주반 역시 10월 초로 출국 일정을 늦췄다. 다만 여야 대치가 계속되고 있어 향후 일정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구주반은 아예 사라졌다.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이 계속돼 여당 의원들이 해외 현장 감사에 불참할 경우, 구주반 소속 위원 숫자가 너무 적다는 이유다. 대신 구주반에 편성됐던 인원을 나머지 지역으로 분산시켜 배치했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 원혜영·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미주반, 강창일 더민주 의원은 아주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아·중동반으로 옮겼다.

새누리당의 입장 번복으로 반 차원에서도 혼선을 빚었다. 지난 28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국감 복귀를 선언한 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아·중동반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아프리카 지역 현지 감사에 참석하기 위해 풍토병 주사를 맞는 등 출국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해 출국일도 하루 늦췄다. 하지만 이 대표의 결정에 대한 내부 반발이 거세져 긴급 의총을 소집, 결국 국감 불참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난처한 입장이 됐다.

아·중동반을 제외한 지역은 야당 의원들만 먼저 떠날 방침이다. 이후 국회 상황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이 추후 합류할 수 있다. 물론 이마저도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에 대비해 일정을 최대한 늦추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전히 유동적이다. 최악의 경우엔 해외공관에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반쪽짜리 국감으로 망신을 당할 가능성도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유럽 지역 감사를 위해 준비해왔던 자료들이 졸지에 휴지조각이 됐다는 것이다. 기존 구주반에 편성됐던 의원실 측에선 ‘강제 부실 국감’을 하게 됐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반쪽 국감에 부실 국감까지 더해지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당초 담당 지역대로 감사를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각자 원래 정해진 지역대로 국감을 꾸준히 준비해왔는데 하루아침에 완전히 못쓰게 됐다”며 “하루 만에 다른 해외공관을 준비해야 한다. 이건 코미디도 아니고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그나마 준비해서 제대로 할 수 있던 지역 일정까지 전부 다 뒤틀려버렸다”며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때문에 해외공관 감사 전체가 부실 국감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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