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여 롯데 수사 '정점'…신동빈 내일 소환
경영권 분쟁부터 롯데 수사까지…그룹 안팎 '난항'
2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에 소환될 예정인 가운데 3개월여간의 검찰 수사가 정점을 찍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이번 수사로 인해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비자금 조성에 가담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일본에 있는 계열사로부터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확한 비자금 규모는 밝혀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부터 경영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본기업이냐, 한국기업이냐는 회사 국적 논란까지 잇따르면서 대중 심리는 더욱 악화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해 8월 신 회장은 어지러운 경영상태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 전환, 지배구조 개선 TFT 출범 등 롯데 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6월까지 경영권 분쟁은 지속됐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해임안 무한상정까지 꺼내들어 계속해서 신 회장을 압박했다. 여기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네이처리퍼블릭 입점 로비 의혹에서 촉발된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입점 로비의혹에서 비자금 조성 논란으로 수사 규모를 키웠다. 사실상 롯데 전 계열사가 압수수색으로 어지러워졌고 결국 호텔롯데 상장은 철회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 액시올 인수로 매출 규모를 키우려던 롯데케미칼도 멈춰섰다.
면세점 역시 1조7000억원의 미국 면세점 인수 협상을 진행하던 중 실무 작업을 접었고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사업도 접게됐다. 롯데물산의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계획도 철회되는 등 롯데 계열사 경영은 줄줄이 멈춰서야만 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롯데 지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내놓은 자구책이다. 기업설명회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 등 신 회장이 각별히 추진했던 이 계획이 무산되며 사실상 신 회장은 대국민 약속을 거의 지키지 못하게 됐다.
수사 여파로 올해 말 완공 예정이던 롯데월드타워 역시 불가피하게 개점 시점이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롯데홈쇼핑 황금시간 정지 처분에 대한 소송도 연기를 거듭하다 소송 기한이 임박해서야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수사로 인한 여파는 '인사'문제까지 이어졌다.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그룹 핵심 인사가 줄줄이 소환돼 고강도 조사를 받으면서 그룹 안팎으로는 긴장감이 조성됐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 2인자라 불렸던 고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은 소환조사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충격적 소식까지 날아들었다. 이 부회장의 빈소를 찾은 신 회장은 눈물을 보였고 창사 이래 최고 위기를 맞은 롯데그룹이 이 부회장의 빈 자리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신 회장의 소환으로 이번 수사는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을 방문조사한 검찰의 칼날은 사실상 신 회장을 겨누고 있다는 의견은 여러차례 나온 바 있다. 검찰은 롯데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 및 오너 일가의 탈세 과정 등에서 신 회장의 개입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검찰은 신 회장이 중국 홈쇼핑 업체 러키파이 등 해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그룹 내 알짜 자산을 특정 계열사로 헐값에 이전해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 넣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롯데알미늄은 롯데피에스넷 현금인출기 구매 사업에 참여해 41억9000만원가량을 부당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계열사들이 매입하고 있던 롯데상사 지분을 헐값에 매입했다는 의혹, 호텔롯데는 부여·제주호텔리조트 인수·합병 과정에서 부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들였다는 의혹 등을 각각 받고 있다.
롯데 측은 검찰 수사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할말은 없다"면서도 "정해진 시간에 출석해 성실하게 답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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