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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원동력 ‘혁신’ 이제는 성가신 ‘짐짝’


입력 2016.09.10 11:44 수정 2016.09.10 12:19        이배운 기자

[기자의눈]아이폰 발전 속도, 시장 기대 못 미쳐

아이폰7 실망 여론…혁신 기대감이 부담으로 작용

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코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7’을 공개한 가운데 업계와 언론들은 혁신이 없다는 평가와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애플 로고.ⓒ애플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7'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애플의 ‘혁신’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아이폰7은 정식공개가 이뤄지기 전부터 유출된 정보 상 혁신점이 없다는 업계 관측이 잇따랐다. 그리고 지난 7일(현지시각) 정식으로 공개된 아이폰7은 우려했던 대로 주목할 만한 특징이 없었고 매체들은 '혁신 사라진 애플', '혁신은 없었다' 등의 기사를 내놓았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매체들이 애플의 혁신 여부에 지나치게 목을 맨다고 지적하고 혁신을 취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혁신에 먼저 목을 매기 시작한 것은 사실 언론이 아닌 애플이다.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고 스티브 잡스는 혁신성이 돋보이는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해 전 세계에 보급했고 기존 모바일 기기의 틀을 깬 아이폰을 출시해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스티브 잡스는 "혁신은 1000번의 ‘아니오’라는 대답에서 나온다", “혁신이 리더와 팔로워를 구분 짓는다” 등 혁신과 관련된 보석 같은 명언을 쏟아냈다. 또 각종 연설 등에서도 혁신을 강조하며 ‘애플=혁신’이라는 도식을 성립시켰다. 이 같은 행보는 후임자인 팀 쿡 역시 그대로 계승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기술이 극도로 고도화됨에 따라 기술 성장 속도는 한층 더뎌질 수 밖에 없었고 아이폰7도 이 피할 수 없는 장벽에 가로막혔다.

이배운 데일리안 산업부 기자.
아이폰7에 실망 여론이 대두된 이유는 기술력이 퇴보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발전의 정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체를 통해 일제히 보도된 실망감은 그만큼 시장이 애플의 혁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애플의 성장이자 마케팅의 원동력이었던 ‘혁신’이 이제는 성공 여부를 가르는 엄격한 잣대와 성가신 짐이 돼 버린 셈이다.

한편 업계는 애플이 내년 아이폰 10주년에 맞춰 제품 전반에 대대적인 변혁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세기 초 IT혁명의 선도에 섰던 애플인 만큼, 가까운 미래에 한번쯤은 더 세상을 놀라게 하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것이다.

다만 가시적인 혁신을 꼭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무리수는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아이폰7에서도 무선이어폰 '에어팟' 채택으로 이어폰 단자를 없앤건 명백한 실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잡스도 이같은 실수를 경계했는지 “가끔은 혁신을 추구하다 실수할 때도 있다. 하지만 빨리 인정하고 다른 혁신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애플이 이 명언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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