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대 학생들 "수수방관 이사회, 이제는 나서야 할 때"


입력 2016.09.02 17:09 수정 2016.09.02 17:09        이선민 기자

“이대 사태에 주모자 없다” 재학생·졸업생 5000여명 사발통문에 서명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2일 오전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이화학당 이사회의 개입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료사진)ⓒ이화여자대학교 학생

“이대 사태에 주모자 없다” 재학생·졸업생 5000여명 사발통문에 서명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37일째 이화여대 본관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사태의 해결을 위해 이화학당 이사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이화여대 학생들 150여명은 2일 오전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를 향한 이화인 성명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이사회가 학내문제를 학내에서 해결하기 위한 학생들의 요청을 거부한다면, 다른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크와 선그라스로 얼굴을 가린 이화여대 학생은 성명문을 통해 “총장은 8월 26일 ‘총장과의 열린 대화’에서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이로써 총장 스스로 책임질 의사가 없음이 명확해졌다”며 “이제는 이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를 쥔 이사회가 대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현 총장을 임명한 당사자이자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인 이사회는 학교에 벌어진 수치스러운 일 앞에서 한달여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침묵은 책임 있는 의결기구로서의 소임을 회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현 총장에 대한 암묵적인 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이 사태가 학내를 떠나 외부자인 경찰과의 문제로 옮겨간다면 이는 전적으로 방관자적 태도를 고수한 이사회의 잘못이라며 이사회의 응답을 재차 촉구했다.

특히 학생들은 이사회가 이 같은 학생들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비롯해 지역구 의원실에 민원을 제기하고 감사를 요구하는 등 외부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이들은 △경찰력 동원 및 진압과정 △마곡병원 건설 △이사회 회의록 삭제 △부총장 법인카드 유용 △명예총장에 대한 예우 및 유지비 △적립금 사용 내역 △평단사업 신청과 선정 과정에서 교육부와 사전교감이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2일 오전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이화학당 이사회의 개입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료사진)ⓒ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 달이 넘게 이어지는 시위의 출구전략에 대해서 학생들은 “시위를 계속하는 것은 협상을 통해 돌아올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화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다. 총장 사퇴로 인해 마땅히 얻을 이득이 없는 우리에게 출구전략은 맞지 않는 충고”라고 단언했다.

‘경찰은 학생들에 대한 무리한 소환조사를 중단하라!’ ‘이사회는 이 사태를 즉각 해결하라!’ ‘우리들의 목소리는 어떠한 정치적 단체와도 무관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본관 앞에 도열한 150여명의 학생들은 성명문 낭독이 끝난 후 “해방 이화 총장 사퇴”를 외쳤다.

한편 이들은 경찰 측에서 교수들의 감금을 선동한 혐의로 총학생회장을 포함한 3명의 학생을 입건하고 다른 2명의 학생의 추가소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리 시위는 모두가 같은 발언권을 가지는 만민공동회와 익명 커뮤니티에서의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시위에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한 모두가 주동자라고 할 수 있다”며 사발통문을 게시했다.

사발통문은 주동자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단체행동 참여자들의 이름을 원형으로 작성한 통문으로 지난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작성한 이화여대 사발통문에는 학생 5595명이 서명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선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