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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정권말기 '낙하산 주의보'


입력 2016.09.02 14:26 수정 2016.09.02 15:57        이충재 기자

금융노조 "현기환 정찬우 절대 안돼"

금융권에 '낙하산 주의보'가 발령됐다. 최근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한국증권금융의 신임 감사로 선임되는 등 정권 인사들의 낙하산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자료사진)ⓒ데일리안

금융권에 '낙하산 주의보'가 발령됐다. 최근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한국증권금융의 신임 감사로 선임되는 등 정권 인사들의 낙하산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기업은행장과 증권거래소,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기관 수장들이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난다. 정권 핵심 인사들이 호시탐탐 노리던 자리다.

특히 최대 관심은 오는 12월 27일로 임기를 마치는 권선주 기업은행장 자리에 누가 앉느냐다.

최근 기업은행 안팎에선 "이번에 다시 낙하산인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미 금융권에선 올해 초부터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차기 행장으로 거론돼 왔다.

특히 정 전 부위원장이 지난 6월 금융연구원으로 복귀한 것을 두고도 '차기 행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 전 부위원장이 맡은 초빙연구원이라는 직책 역시 내려놓기에 간편한 자리다.

'2번 연속 내부승진' 기업은행 '3연속 이어갈까' 관심

그동안 기업은행장 자리엔 낙하산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산업은행장 등 다른 금융공기업 수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제와 관심도가 부족해 '퇴직관료 자리 챙기기' 통로로 쉽게 이용됐다.

하지만 이번엔 낙하산이 내려올 경우 기업은행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준희 전 행장에 이어 권선주 행장까지 2차례 연속 '내부 승진' 행장으로 한껏 끌어올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윤종규 회장이 겸직 중인 국민은행장 자리를 곧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은행장 자리를 둘러싼 '낙하산설'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은행장 자리 신설과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현기환 청와대 전 정무수석 등 정권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 전 수석은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국민은행 내부에선 낙하산 인사로 촉발된 'KB사태'를 떠올리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생채기를 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KB사태는 서로 다른 연줄을 타고 온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이 만들어낸 관치금융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은행 임직원들에겐 '리딩뱅크'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뼈아픈 기억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규제산업이라는 한계를 느끼지만, 이렇게 대놓고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라며 "주변에 이이기를 해보면 지금 거론되는 인사들에 '말도 안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현기환 정찬우 절대 안 된다"

금융노조는 낙하산 인사로 거론되는 특정인을 지목해 '불가론'을 폈다.

금융노조는 1일 성명에서 "현기환 전 수석이 국민은행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는다"며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던 행동대장이 국내 최대 은행장 자리를 권력의 힘으로 꿰차려는 것은 금융산업 전체를 욕보이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정 전 부위원장을 겨냥해 "악질 중의 악질 낙하산 인사가 기업은행장이 된다면 시중은행과도 충분히 겨룰 만큼 건전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은행을 하루아침에 망쳐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이런 인사들이 거론되는 것은 금융기관을 청와대 자회사 취급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낙하산 저지투쟁만큼은 금융산업의 원수를 축출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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