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도달한 가계부채…당국-한은 '신경전'
이주열 총재 발언에 금융위 자료내고 "증가세 꺾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경고한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권 화두로 떠올랐다. 이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후 "정부 가계부채 억제 대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 총재가 이날 기준금리 추가인하 '시그널'을 보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은이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추가 인하 카드를 섣불리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이었다.
무엇보다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책이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금융위원회는 발끈했다.
금융위는 12일 예정에 없던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지 6개월 정도 지난 상황에서 성과를 평가하는 게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가이드라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5월 이후 개별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작년보다 두드러지게 감소하는 등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5∼7월 은행권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16조1000억원 증가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9조2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함께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협의를 통해 마땅한 때에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
현재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대출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됐어도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73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3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1000조 원에서 1100조 원으로 불어나는 데 17개월이 걸렸지만, 1200조 원으로 증가하는 데에는 7개월에 불과했다.
여기에 아파트 분양시장 호조와 함께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옮겨타 집단대출을 얻는 풍선 효과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과 안정적 관리를 유도하기 위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상환 능력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관행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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