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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없는 더민주, 부산서 모의 대선 출정식?


입력 2016.08.12 09:30 수정 2016.08.12 09:32        부산 =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친문 세 과시, 당권주자들 '노무현 대통령' 언급하며 문심 잡기 나서

11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미소짓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1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대의원 및 당원들이 2017정권교체 피켓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가 당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4.13 총선 이후 처음으로, 부산시당 당원이자 대의원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문 대표 측은 밝혔다.

부산 출신이자 더민주의 간판급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참석한 이날 행사는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날 행사를 20여분 앞둔 오후 4시 40분경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 앞에 문 전 대표의 차량이 도착하자, 대기하던 취재원과 당원들, 각 후보 운동원들이 뒤섞이면서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연설을 앞둔 당 대표 후보들과 조우한 문 전 대표의 인사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가장 먼저 문 전 대표를 맞이한 김상곤 후보는 "제가 호남을 잘 지키겠다. 열심히하겠다"고 말했고, 문 전 대표도 김 후보와 손을 맞잡은 채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이종걸 후보의 어깨를 감싸며 격려했으며, 추미애 후보를 비롯해 장경태·이동학 최고위원 후보, 유은혜 여성최고위원 후보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지지자들의 세레나데도 계속됐다. 대의원 명찰을 단 한 50대 여성은 문 전 대표와 마주치자 "대표님"을 연신 부르며 문 전 대표의 품에 안겨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훔쳤고, 또 다른 남성 지지자는 문 전 대표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 멋져부러"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문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된 뒤에도 문 전 대표를 향한 지지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1번 타자로 연설에 나선 추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우리당 1등 대선후보를 흔들고 깎아내리는 일을 절대 못하게 하겠다. 경선 후에는 후보를 흔들지 못하도록 경선불복방지위원회도 만들겠다"며 문 전 대표에 힘을 실었다.

또한 김영춘 의원에 이어 부산시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최인호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문 전 대표를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지칭한 뒤 "다른 분(대선 후보)들은 양해해주실 거다. 앞으로 문 전 대표가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되면 여러분들이 똘똘 뭉쳐서 부산에서 51% 이상 득표하도록 많이 도와주시겠느냐"고 묻자, 회중석에서는 "네"라는 대답과 함성이 터져 나왔다.

최 의원의 연설이 끝난 뒤 행사 막바지엔 문 전 대표가 당원들과 파란색 종이비행기 접어 날리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문 전 대표는 또 당원들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대중가요 ‘부산 갈매기’를 부르기도 했다. 특히 1·2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행사에 문 대표는 첫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본인의 저서 ‘운명’에 사인을 요청하는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며 자필 서명을 해주는가 하면,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요구에 일일이 응하기도 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 앞서 문 전 대표는 행사에 참석한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우리당은 변화도 필요하고 단합도 필요하고 확장도 필요하다. 그 힘들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해내야한다"며 "어떤 지도부가 바람직한지 아마 우리 당원들이 현명하게 선택해주실 거라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은 “오늘 문재인 전 대표가 부산시당 행사에 참석한 것은 부산시당 당원이자 대의원으로서, 다섯 명이나 국회의원을 배출한 부산시당의 힘찬 새 출발을 축하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한 분들 모두를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당권주자들은 이른바 ‘친문(친 문재인)·친노(친 노무현)’계 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앞다퉈 강조했다. 김 후보는 “2002년 봄을 기억하시나. 노무현 대통령이 공터에 서서 ‘광주에서 홍이면 부산서도 홍이고 대구서도 홍이라고’ 한 없이 외쳤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가슴에 담고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은 단 하나, 바로 혁신과 화합과 통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2002년 당시 나는 소수파였던 노 대통령을 소신껏 따랐다. 그 때 당에서는 이인제 후보를 대부분 따른 것으로 기억하지만, 나는 소신을 따라 노무현 대통령 승리의 드라마를 함께 경험한 역사적 주체가 됐다"며 "그 당시 수행실장으로서 이곳에서 선대위원장을 했던 문재인 대표를 본 기억도 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탄핵 과오’를 씻기 위해 삼보일배에 나섰던 추 후보 역시 “노무현 대통령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 대통령 재직 시 내게 세 번이나 장관 입각을 제의해주셨다”며 “힘을 하나로 모아서 통합의 힘으로 3기 민주정권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는 사이 그분은 우리를 떠나셨다. 대통령이 계실 때 함께 해드리지 못하고 지켜드리지 못한 것 정말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더민주는 앞서 이날 오전 울산MBC 컨벤션홀에서 울산광역시당 정기 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 연설회를 개최한 결과, 임동호 중구지역위워장이 울산시당위원장에 당선됐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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