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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유니버설 통해 본 CJ 문화사업 미래


입력 2016.08.07 14:10 수정 2016.08.07 15:14        로스앤젤레스(미국)=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테마파크 '미디어 콘텐츠 결합 체험형'으로 진화...'K-컬처밸리'통해 한류 소비·유통·확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유니버설스튜디오 입구. ⓒ데일리안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Hollywood)'내에 위치한 '해리포터의 마법세계'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사물함은 거의 다 찼을 정도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4월 해리포터존 오픈 첫날에는 새벽 2시부터 관람객들이 몰렸다고 한다.

단순히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영화 속 장면을 가상현실로 재현한 것을 직접 체험해보고 영화 속 주인공들과 영화 속에서 함께 체험해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들이 매일 유니버설스튜디오 앞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관람료도 최소 10만원 대에서 최고 50만원 대까지 다양하고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몰리는 것이다.

유니버설스튜디오에는 최신 영화 체험존 뿐 아니라 '사이코', '쥬라기공원' 등 과거 영화 세트장을 그대로 보존해 영화의 박물관적 가치도 높이고 있다. '워터월드'는 아예 공연예술로 재현해 영화 세트장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한다.

역사가 짧고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은 거의 모든 분야를 상업화하고 박물관으로 보존하는 능력이 있다. 유니버설스튜디오 역시 영화 체험형 테마파크 이자 박물관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 유니버설스튜디오를 통해 글로벌 테마파크 트렌드가 단순 탑승기구 위주에서 스토리텔링이 있는 '미디어 콘텐츠 결합 체험형'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국내 기업 중 유니버설스튜디오 모델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곳은 CJ그룹이다. CJ그룹은 지난 5월 세계 최초 한류 콘텐츠를 최첨단 기술로 구현할 한류 콘텐츠파크 'K-컬처밸리' 기공식을 갖고 착공에 들어갔다. 'K-컬처밸리'의 미래 모습은 '한국형 유니버설스튜디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설스튜디오 내 해리포터존. ⓒ데일리안
CJ그룹은 크게 식품과 생명공학(CJ제일제당, CJ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CJ E&M, CJ CGV), 유통(CJ오쇼핑, CJ대한통운, CJ 올리브네트웍스) 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CJ그룹은 현재 그룹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과 생명공학분야에서 향후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2020년까지 CJ E&M과 CJ CGV의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대까지 끌어올린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취지이다.

또 CJ그룹은 멀티플렉스극장과 드럭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 미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한국에 가져와 한국화해서 재수출하는 방식을 취해오고 있다. 결국 K-컬처밸리 역시 미국식 모델을 가져와 이를 한국화해 '한류'를 전 세계로 전파한다는 전략이다.

K-컬처밸리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이야기와 감성을 담은 한류 콘텐츠를 최첨단 기술로 구현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꾸며진다는 점에서 독자적이면서도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테마파크가 될 것으로 CJ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판옥선 형상의 기구를 탑승하면 영화 '명량'의 한 장면이 펼쳐지며 바다 위 파도를 느끼며 역사 속 인물이 돼 스토리를 체험하는 식이다. K-컬처밸리에는 2000석 규모의 융복합 공연장, 쇼핑시설과 한국 전통의 콘셉트를 살린 숙박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CJ그룹은 K-컬처밸리가 유니버설스튜디오 처럼 한류 콘텐츠를 끊임없이 소비·유통·확산시켜 한류스타로 대변되는 기존 한류의 한계를 뛰어 넘어 브랜드 가치를 장기적으로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CJ그룹은 K-컬처밸리의 투자비를 당초 계획(1조원)보다 40% 늘려 1조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테마파크는 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가 크나 투자 회수까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며, 관람객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확고한 비전과 의지 없이는 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국내 대표 문화기업으로서 '한류'가 단기간에 소멸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소비될 수 있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K-컬처밸리 준공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설 스튜디오 내 트랜스포머존.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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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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