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유해물질 논란, 3분기 가전업계 실적 악재되나
니켈 얼음정수기 이어 OIT 항균필터 등으로 유해물질 논란 지속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여름철 가전 중심으로 판매 악화 우려
최근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된 데 이어 에어컨·공기청정기 항균필터에서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함유된 것으로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가전제품 불신이 커지는 분위기다. 가전업계는 여름철 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성수기인 3분기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코웨이 등 가전업체들은 잇따른 유해물질 논란으로 에어컨·공기청정기·제습기 등 여름을 전후로 판매가 급증하는 제품들의 판매량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업체들이 유해물질 관련 제품에 대한 무상 교체 등 적극 대응에 나서는 등 악재를 최소화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OIT 함유 공기청정기 및 에어컨 제품을 대상으로 필터를 무상으로 방문 교체해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일 환경부의 공기청정기·에어컨 필터 조사 결과에서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인 OIT가 자사 가전 제품 필터에서 검출된 것으로 발표된 데 따른 대응이다.
해당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들이 현재 생산되지 않고 있는 모델들이지만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폭스바겐 사태처럼 초기 대응을 잘못할 경우, 심한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도 지난달 17일 자체 조사 결과, 공기청정기와 스탠드형 에어컨 일부 모델에 적용된 3M 필터에서 OIT 성분이 함유된 것을 확인하고 지난달 21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필터 무상교체를 접수받는 등 조기 대응에 나섰다.
OIT 필터의 유해성 여부 입증보다 소비자들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제품에 대한 불신을 줄이는 최우선의 대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양사의 이러한 신속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양사 모두 올 상반기 호 실적에는 생활가전의 활약이 뒷받침된 만큼 이번 문제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가전의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이슈화되면서 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올 한 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달 초 니켈이 검출된 얼음정수기 문제로 홍역을 겪었던 코웨이는 OIT가 함유된 공기청정기 항균 필터 논란으로 다시 한 번 마음 고생을 겪었다. 당초 환경부가 회수를 권고한 제품에 코웨이 제품에 포함됐지만 최종적으로는 OIT가 함유된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가슴을 쓸어내렸다.
코웨이의 경우, 판매보다는 렌탈(대여) 실적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3분기 성수기와는 큰 관계는 없다. 하지만 연이은 유해물질 논란으로 그동안 호 실적으로 인한 상승세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2조3152억원과 영업이익 463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23.2% 증가한 123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7월 들어 연이어 유해물질 논란이 발생했지만 아직까지는 가전 판매량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분위기"라면서도 "하지만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게 되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데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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