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과 부품 실적 온도차 커지는 IT업계
삼성·LG, 2분기 완제품 호조 속 부품 나란히 부진
하반기 전반적 개선 속 업체별 온도차 커질 전망
IT업계에서 완제품과 부품업체간 실적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호조세를 보인 완제품 업체들과 달리 부품 업체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하반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각 기업들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삼성SDI·삼성전기·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삼성과 LG 전자계열사들이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2분기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해 2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케미칼 사업부문 분사로 전지부문과 정보전자소재만으로 사업이 재편된 후 아직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2분기 2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이는 전 분기(429억원)의 절반, 전년동기(804억원)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갤럭시S7 호조에도 카메라모듈 가격 하락으로 디지털모듈(DM)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가운데 스마트폰용 주기판인 고밀도다층기판(HDI)의 부진으로 기판(ACI)부문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4년 만에 최저 영업이익으로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3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최근 4년 만에 분기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2분기에는 이보다도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7439억원) 이후 5분기 연속 하락세로 패널 가격 2분기 중반까지 이어진 패널 가격 하락세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2분기 적자전환이 유력하다. 1분기 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가까스로 흑자를 이어갔지만 2분기 1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로 결국 적자전환을 막지 못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와 LG전자 G5의 부진으로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호 실적 행진을 이어간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4500억원 안팎에 그치며 지난 2013년 1분기(3170억원) 이후 3년여 만에 분기기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 분기(5618억원)에 비해서도 1000억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전년동기(1조3755억원)와 비교하면 약 67%나 급감하는 수준이다. D램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PC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가 실적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실적에 포함돼 발표되는 등 별도 법인의 실적은 아니다.
이러한 부품업체들의 부진한 실적 전망은 지난 7일과 8일 각각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표 완제품 업체들과는 다른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액 50조원과 영업이익 8조1000억원으로 지난 2014년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9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8조원을 달성했다. LG전자도 2분기 매출 14조17억원과 영업이익 5846억원을 기록, 전년동기(2441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139.5%나 증가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완제품업체와 부품업체간 실적 온도차를 보인 것은 최근 불경기로 인한 IT시장 침체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시장이 전반적인 불황을 보이면서 완제품업체들이 재고를 보다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는 가운데 비용절감을 위한 부품단가 인하 압박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완제품 업체의 호 실적이 부품업체들에게 수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으로 하반기에도 큰 폭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체별로 실적 온도차가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시장은 대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상황이 낫기 때문에 부품업체들도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차별화된 제품 등 경쟁력 유무에 따라 실적 개선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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