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보다 커진 GA '갑' 되고 있다
설계사 18만명 넘은 '공룡'…설계사 채널 20%로 축소
보험대리점(GA)의 힘이 날로 커지고 있다.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 보다 독립된 GA에 소속된 설계사들이 더 많아지는 등 이미 규모면에서 추월했다. 업계에선 "GA가 'People'을 앞세워 '갑(GAP)'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에 소속된 설계사는 18만3296명으로 2012년(21만1474명)보다 13.3% 줄었다.
설계사 채널이 보험판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토막으로 줄었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지난 2008년 설계사 채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9.7%에서 지난해 19.5%까지 축소됐다.
고액연봉 제안에 'GA행'…"보험사, 판매채널 대응 못하면 점유율↓"
보험사 전속설계사 보다 GA가 커진 표면적인 배경은 '연봉'이다. 설계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은 GA쪽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2012년 기준 설계사 평균 연봉은 약 3100만원이지만 설계사 간 소득격차가 커 일부 생보사의 경우 최저임금(월109만원) 이하 설계사가 5명 중 1명 꼴인 19%가량이다.
'선수들을 뺏기'는 보험사 입장에선 잇따른 'GA행'에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회사에서 성장해서 실적을 내는 설계사들을 다 빼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속설계사들이 수수료가 높은 GA로 향하는 것은 하나의 흐름"이라며 "잘나가는 설계사들이 GA의 고액연봉 등 제안을 받고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보험사 내에선 전속설계사 채널의 위축이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 조직에만 의존하던 기존 대형사가 방카슈랑스, 온라인채널, GA 등 새로운 판매 채널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차비 지원으로 GA 묶어둬…불편한 공생관계
세확장에 나선 GA는 보험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설계사 규모가 대형 보험사 수준인 3000명이 넘는 GA이 10곳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사들이 GA에 사무실 지원 명목 등으로 거액을 지출하는 '불편한 관행'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정 보험사로부터 임차비 등을 지원 받은 GA는 해당 보험사의 상품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GA의 급격한 성장에 보험사들이 '갑'을 잡기 위한 전략적 제휴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특정 보험사 상품에 대한 판매 강행에 불완전 판매 등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는 아직까지 '검토 중'에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차지원을 받은 GA는 해당 보험사의 일종의 소속사가 된다고 보면 된다. GA를 잡기 위해 보험사에서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며 "임차비지원을 둘러싼 보험사와 GA의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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