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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 무대 오른 '무대' "이제 할말 하겠다"


입력 2016.07.14 20:16 수정 2016.07.14 20:20        고수정 기자

<현장> 대표 당선 2주년 행사 사실상 대권 출정식

1500명 지지자 결집 호소…개헌 공론화 주장도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당 대표 당선 2주년 행사 사실상 대권 출정식
1500명 지지자 결집 호소…개헌 공론화 주장도

“다시 한 번 저 김무성을 믿고 힘을 모아주시겠습니까 여러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약 1500명의 지지자 앞에서 사실상 대권 출정식을 가졌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우리가 만들자”며 본격적으로 ‘대권 무대’에 올랐다. 그는 자신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함성이 끊이질 않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반드시 캠프 2주년 행사’에서 대규모 지지자들과 만났다. 지역별로 나뉘어 앉아 있는 지지자들 테이블을 일일이 찾아가 악수하고 인사했다. 제주에서 온 지지자를 향해서는 “이야 제주도에서 여까지 오셨습니까”라며 격하게 환영했다. 사회자가 지역위원장과 지지자들을 한 곳 한 곳 소개하자 소개 순서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박수를 치며 응시했다.

정치평론가 세 명이 무대 위에 올라 김 전 대표의 행보를 평가하는 ‘김무성을 디스하라’ 코너에서 김 전 대표는 평론가의 가감 없는 지적을 메모지에 적었다. 미소를 지었다가 긴장하는 표정이 교차됐다.

자신의 연설 순서가 되자 무대에 오른 김 전 대표는 그간 서러움을 쏟아내고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한 응원을 호소했다. ‘반드시 이어 갑시다’라는 현수막 아래에서 그는 “(당 대표 임기) 2년 간 국민과 언론이 저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을 하는 말을 듣고 속 많이 상했을 것이다. ‘시원하게 나서야 하는데 답답하다’ ‘30시간 내에 꼬리 내린다’ ‘덩치 값 못 한다’ 등 이러한 여론을 모두 듣고 있다”며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참고 참고 또 참았다. 이를 악물고 참았다”고 운을 뗐다.

김 전 대표는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여당 대표가 정국을 파국으로 이끌고 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전쟁터의 군인들이 할 일이지, 정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저를 앞에 내세우지 않고 다양한 세력을 포용하고자 애썼고,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했다”며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그간의 설움을 토해냈다. 그는 “4년 전인 2012년에 공천에서 억울하게 탈락했을 때도 참았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스스로 우파 분열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 되며, 나보다 당이 우선이고 당보다 나라가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면서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제가 사사로이 개인 입장만 내세웠다면 당이 과연 온전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상향식 여론조사 공천을 만들어 냈지만, 특정 인물 배제에 맞서 의결거부권이라는 힘든 선택도 해야 했다, 저는 당 대표로서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공천을 의결할 수는 없었다”며 “이를 두고 여러 가지 뒷말이 많지만, 동지 여러분, 집단지도체제의 악조건 속에서 정말 고군분투했다는 보고를 드린다”고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 참석해 토크콘서트(김무성을 디스하라) 코너 중 논평가들이 자신을 향해 지적한 내용을 메모를 하고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만찬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김 대표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김 전 대표는 개헌 공론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제왕적 대통령 권력 체제를 바꿔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골육상쟁과 극한 대립 정치를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한 사람 만의 인치로는 너무나 큰 대한민국을 운영할 수가 없다. 이제 권력을 나눠 여야 간 협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대표는 연설 끝 무렵 사실상 대권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은 매우 어렵다. 혁명적인 사고로 대한민국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되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혁명 동지가 되자”면서 “저와 동지 여러분이 서로 변치 않는 믿음으로 운명공동체가 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직하게 어깨동무하고 함께 나아가자. 다시 한 번 김무성을 믿고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내가 대권에 나서겠다는 말을 한 일이 없다. 여론조사에 자꾸 내 이름 넣어서 내 이름 빼달라고 사정을 해도 안빼주는 바람에(그런 것이다)”라며 “앞으로 더 두고 봐야하며, 8월 한 달 간은 더 자숙을 할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는 만찬이 끝난 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지지자들은 남성·여성 가리지 않고 김 전 대표와 팔짱을 끼고 어깨동무를 하며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전 대표도 특유의 ‘보조개 미소’를 지으며 편안하게 상대했다.

한편, 이날 김 전 대표의 행사에는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병국·한선교 의원,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강석호 의원이 참석해 김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알렸다. 정운천 의원도 자리에 참석해 분위기를 띄웠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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