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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 '전쟁도 국민투표로 정하나?' 비판 봇물


입력 2016.07.12 17:23 수정 2016.07.12 17:30        전형민 기자

'민도' 운운하며 '국민투표' 주장했다가 이틀만에 물러선 이유

'사드'로 '리베이트 의혹' 이슈 전환 시도한 것?

여야는 물론 당내에서도 논란 "전쟁도 국민투표로 결정할 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사드'로 '리베이트 의혹' 이슈 전환 시도한 것?
여야는 물론 당내에서도 논란 "전쟁도 국민 투표로 결정할 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 여부를 두고 꺼내든 '국민 투표' 카드가 정치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포퓰리즘의 성격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0일 개인 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생존, 나아가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국가적 의제"라며 "국민 투표에 부치는 것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권한중 하나인 국민 투표를 통해 사드 배치를 결정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안 전 대표의 주장은 정부와 여당은 물론이고 다른 야당에게조차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안 전 대표의 개인 성명을 접하자마자 "국민 투표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것(사드)은 우리의 안보자치와 관련한 문제"라고 말해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뜻을 보였다.

제1야당인 더민주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국민 투표의 대상도 안 된다"며 "정부와 국회가 사드 문제에 관해 보다 더 심도있는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사드 배치가 득인지 실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할 장을 만들어야한다"고 일축했다.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국민 투표를 해야할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첨단 무기를 구입하는 건이 국민 투표의 대상이 되는지도 의문이고, 국가의 중대사를 '국민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며 안 전 대표 성명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쟁도 국민 투표로 결정하자고 할 판"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특히 안 대표의 주장은 당밖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논란거리다. 정치인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국가 안보 문제를 국민에게 떠넘긴다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최후의 수단을 너무 쉽게 언급했다는 시각이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조차 "국민 투표에 대한 의문 사항이 있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의 안보전문가인 김중로 의원도 "사드 반대 당론만 결정했을 뿐 국회 비준 동의나 국민 투표는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점입가경(漸入佳境) '국민 투표' 주장을 이어갔다. 다음 날인 11일에도 안 전 대표는 "국민 투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면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며 '국민 투표'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브렉시트와 마찬가지의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브렉시트와) 같은 달에 스위스 국민 투표가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민도가 스위스 국민보다 낮다는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대한민국과 정치지형이 전혀 다른 스위스를 언급하며 마치 '국민 투표' 주장에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의 민도(民度, 국민의 생활·문화 수준의 정도)는 스위스 국민보다 못하다'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일반화시킨 것이다.

정치권은 안 전 대표의 무리한 '국민 투표'에 대해 사드 이슈 공론화를 통한 '리베이트 의혹 지우기'에 나섰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 대표가 '민도'까지 운운하며 파장 만들기에 나섰던 11일이 당 '선거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영장실질심사일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두 의원의 영장청구가 기각된 후인 12일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국민 투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사드와 관련한 당론을 결정하는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 전 대표는 공개 토론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밝혔을 뿐 '국민 투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안 전 대표는 '민도'까지 운운하며 강력하게 주장했던 '국민 투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총 직후 기자들의 물음에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수단이라는 뜻"이라며 "의총에서 당론으로 채택할 수는 없는 사안"이라고만 답했다. 통상적인 정당에서 대통령 등 정부여당에 무엇인가를 압박할 때 당론으로 결정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은 공개와 비공개를 포함해 1시간여 의원총회를 통해 '사드 배치 반대, 한미 양국 배치 합의 철회'와 '사드 배치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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